벅셔 주가 한때 99.97% 폭락…뉴욕거래소 전산오류 '날벼락'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 주가가 지난 밤 한때 99% 이상 급락하며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벅셔해서웨이 A주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9시50분께부터 약 두 시간 동안 185.10달러에서 가격이 멈췄다. 직전 거래일(5월 31일) 종가가 62만7400달러였기 때문에 호가창에서는 종가 대비 99.97% 폭락했다고 표시됐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 시간대에 약 12건의 거래가 185.10달러에 체결되기도 했다.

원인은 전산 오류로 파악됐다. NYSE 대변인은 이날 “실시간 거래 호가를 기록 및 감독하는 CTA(통합거래정보시스템협회)의 소프트웨어 개선 과정에서 협회가 발표하는 가격 범위에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NYSE에 상장된 몇 개 종목의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NYSE의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는 해당 오류가 사이버 공격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벅셔해서웨이 A주는 뉴욕증시에서 주당 가격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버핏은 벅셔해서웨이의 회장이자 최대주주로 A주 주식의 38%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벅셔해서웨이는 1996년 소액투자자를 위해 A주의 30분의 1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B주 주식을 발행했다. 이날 B주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벅셔해서웨이 A주 외에 금 채굴업체 바릭골드(-98.5%), 원전설계업체 뉴스케일파워(-98.51%) 등이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겪었고 미국 음식 체인 치폴레, 미디어 기업 AMC,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등 약 40개 종목에서도 비슷한 가격 오류가 나타나 거래가 잠시 중단됐다.

NYSE는 오전 11시37분 이후 사고가 발생한 주식들의 가격을 수정해 거래를 재개했다. NYSE는 9시 50분과 51분 사이 60만3718.3달러 이하에서 이뤄진 모든 거래를 취소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CNBC는 “이 문제는 월가의 중심인 거래소와 데이터 제공업체에 아예 오류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30일에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 데이터가 한 시간 동안 멈췄고 작년 12월엔 나스닥시장에서 일부 주문이 취소되는 등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