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시기를 다음달 25일로 잠정 확정하면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 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최근 행보를 보면 당 대표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되지만 막판에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일 전당대회 개최 날짜로 다음달 25일을 제시했다. 지역 순회 유세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등록은 통상 한 달여 전에 이뤄진다. 지난해 3월 8일 치러진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 때도 후보 등록은 2월 2~3일에 진행됐다. 이를 감안하면 다음달 전당대회 후보 등록 역시 오는 25일 이전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한 전 위원장에게는 짧게는 보름에서 길어야 3주 남짓이 고민의 시간으로 주어진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마음이 출마에 기울었다는 관측이 많다. 지난달 초 이상민 전 의원 등을 만나며 정치 행보를 사실상 재개한 한 전 위원장은 직구 금지 논란 등 현안에 대해 SNS를 통해 발언해 왔다. 지난달 30일에는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며 핵심 의제로 떠오른 지구당 부활 논의도 주도해왔다.

한 전 위원장이 다음달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고 지구당이 부활하면 각 지구당 위원장 임명권을 갖는다. 국민의힘을 ‘한동훈 당’으로 바꿀 기회를 얻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구당 부활과 관련한 한 전 위원장의 발언에서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읽는 이가 많다. 여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정치권에 진입해 당내 저변이 얕은 한 전 위원장은 ‘잊혀짐’에 대한 불안이 클 것”이라며 “결국 출마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존재감만 확인하고 출마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 대표가 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불가피하지만, 자신의 검사 선배이자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은 현직 대통령과 대립할 위험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