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 "김혜윤과 '짹짹 뽀뽀' 저도 몰랐던 버릇"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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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선재 업고 튀어' 류선재 역 배우 변우석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다. 이 문장이 사람이 된다면 배우 변우석이 아닐까. 변우석은 최근 종영한 tvN '선재 업고 튀어'로 그야말로 슈퍼스타 반열에 올랐다. 방영 내내 '선재 업고 튀어'와 함께 방송 출연자 화제성 1위에 올랐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미팅까지 줄줄이 매진시켰다. 쏟아지는 관심에 학창 시절과 모델 활동 시기 사진까지 공개됐을 정도. 이날 인터뷰가 진행된 카페 인근에도 그의 모습을 보겠다고 찾아온 수십명의 팬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런 변화에 변우석은 "이제 조금씩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져 그때마다 느끼고 있다"면서 '선재 업고 튀어' 속 청량한 미소를 보였다.
'선재 업고 튀어'는 자기 삶을 다시 살게 해준 '최애' 류선재(변우석 분)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간 임솔(김혜윤 분)의 고군분투기를 담은 드라마다. 2016년 tvN '디어 마이 프렌즈'로 데뷔한 지 8년 만에 타이틀롤 주연을 맡은 변우석은 수영 유망주부터 밴드와 연기자를 겸업하는 슈퍼스타라는 설정에 15년을 이어온 순정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이상형으로 등극했다.
모델로 활동하다 연기자가 됐고, 그 과정에서 "트라우마도 있었다"고 고백한 변우석은 "제가 열심히 한 부분을 알아봐 주시고, 그에 대한 칭찬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극복이 된 거 같다"고 전했다. 높아진 관심, 쏟아지는 부탁에 "이제는 거절을 많이 해야 하고, 이로 인해 섭섭함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는 질문에도 "부탁을 하면서, 거절당했을 때 섭섭해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하는 단단함으로 앞으로의 활동을 더욱 기대케 했다. ▲ 요즘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인터뷰 장소나, 공식적인 자리에 오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럴 때마다 조금씩 실감하는 거 같다. 마지막 회 단체관람이나 이런 행사를 했을 때도 많이 좋아해 주시고, 그럴 때마다 느낀다. 특히, 지금도 합성 같은데 타임스퀘어 광고나 멜론에서 이클립스 '소나기'가 5위를 하는 걸 보면서 더 그랬다. 매일 제 이름과 노래 순위를 확인하고 있다.(웃음)
▲ 준비할 것도 많고,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였는데, 완벽하게 해냈다는 평이 많았다.
수영과 노래를 특히 신경 써서 준비했다. 수영선수였고, 그 친구(선재)가 전문적으로 나와야 시청자들에게 공감이 될 거라 생각했고, 그 슬픔과 감정까지 이해해 줄 거 같았다. 콘서트 장면도 초반에 나오는 거고, 그 모습과 느낌을 잘 살려야 이 드라마의 분위기, 선재의 느낌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아 열심히 했다. 잠깐 나오는 장면이지만 3~4개월은 준비했다. 무대의 제스처 역시 어색하면 안 되니까 '이 타이밍에 이거' 이런 식으로 연습했다. 그래서 촬영할 때 오히려 편하게 했던 거 같다.
▲ 이클립스의 모든 노래를 직접 불렀다.
노래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많이 듣기도 하고. 무엇보다 녹음할 때 음악감독님이 정말 세심하게 한음절, 한음절 잡아주셨다. 소리의 강세, 호흡까지 '이렇게 해보자'는 식으로 디테일한 작업을 했다.
▲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랬나봐'는 녹음하고도 빠졌다고 하더라.
그 노래가 너무 좋지 않나. 그래서 아쉽지만, 그건 제 개인적인 욕심이고. 극의 방향성에 있어서 당연히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촬영하면서 힘든 건 없었나? '상탈' 장면이 많아서 몸 관리도 계속했을 거 같은데.
준비할 게 많고, 전문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그걸 표현하는 게 어려웠고, 날씨가 겨울에 여름, 물에 들어가는 장면 등을 찍었는데 제가 이전에 해본 적이 없어서 힘들었다. 상반신 탈의 장면이 계속 있긴 했는데, 제가 드라마 주인공이 처음이다 보니 일주일에 5, 6번씩 촬영하면서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이 안 잡혔다. 그래서 쉴 때마다 계속 운동을 했던 거 같다. 촬영하면서 몸도 쓰고, 머리도 쓰고 하다 보니 살이 3~4kg 정도가 빠져서 먹는 건 더 잘 챙겨 먹었다.
▲ 열심히 준비했던 작품이 첫 주 방송이 끝나자마자 반응이 왔다. 이 모습을 보고 어땠나.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고, 좋아하는 캐릭터라 '다들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는 내내 '좋다'고 느꼈기에 '좋아해 주시면 얼마나 더 좋을까' 싶었다. 그런데 공감을 얻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반응은 '위로가 됐다'는 말이었다. '인생에서 힘든 순간에 드라마를 봤고, 힘이 생겼다'는 분들이 많아 엄청 기분이 좋더라. 여기에 하나를 더하자면 '선재 캐릭터가 완벽하고, 멋있는데, 그걸 변우석이라는 사람이 해줘서 더 좋다'는 말을 보니 힘이 나고, 열심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
감사했던 게, 다들 '잘되어서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그동안 함께 작업했던 감독님, 작가님들도 다 연락을 주셨는데, 그게 기분이 좋더라. 연락을 안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진심으로 잘 돼 좋다고 해주시니 감사했다. 또 오랫동안 이 업계에서 알고 지낸 친구가 있는데, 저를 보고 '울컥했다'고 '너무 좋다'고 하더라.
▲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해왔는데, 이번에 주목받았다. 배우 변우석의 입장에선 생각보다 빨리 주목받은 건지, 아니면 적절한 시기였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빠른 거 같진 않지만, 10년은 안 됐으니까.(웃음)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뭐가 됐든 일단 10년은 해보자'라는 생각이었다. 8년 만에 됐으니, 2년 일찍 된 건가. 10년을 해도 안 되면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이었다. '10년 동안 정말 열심히 해보자', '모델도 쉽지 않았고, 그 역시 선택받는 직업이었는데 10년간 이 일을 하면 뭐라도 남겠지' 이런 마인드였다. 10년 후에 뭘 할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막연하게 '가게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다.
▲ 이번에 8년 동안 활동한 것과 더불어 이전의 모습까지 다 발굴되지 않았나. '다큐멘터리 3'일에 잠깐 나온 모습까지 등장하고.
그건 저도 정말 몰랐다. '이게 뭐야, 나였어' 했다. 제가 지나온 삶이 이렇구나, 열심히 살았다 싶었다.(웃음) 그런데 다른 건 괜찮은데, 제가 (주)우재 형보다 마르게 나온 사진이 있다. 저는 평생 우재 형이 저 보다 말랐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그건 제가 더 말라보이더라. 사진이 찍혔던 시기를 생각해보면, 제가 처음으로 해외 쇼를 갔다 온 직후였다. 해외에서는 계속 오디션 보고, 순서를 기다려서 한다. 대기 번호표를 뽑고, 그 시간에 보는 방식이다. 그래서 그 번호표를 보고 스케줄을 짜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전 더 많이 오디션을 보고 싶어서 오디션이 시작하기 1시간 전에 가서 줄을 서서 대기를 했다.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그곳에 가서 보면 20명, 30명씩은 됐다. 그렇게 밥을 안 먹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이동하면서 케밥 사 먹던 했던 정도라 살이 엄청나게 빠졌다. 2~3주 만에 6~7kg 정도 빠져서 60kg대 초반까지 됐다. 제 인생에서 가장 마른 시기였다. 그래서 그렇게 보인 거다.
▲ "변우석이 참 열심히 살았다"는 평이 많았다.
사람들이 좋아해주니 좋다. 모델부터 시작하면, 13년 동안 이렇게 있는 건데, 성인이 돼 일을 시작한 모든 순간을 다 지켜봐 주신 거 아닌가. 누군가는 별로라고 할 수 있지만, 제 과거를 좋아해 주시고 열심히 살았다는 느낌을 받으신다니, '내가 이렇게 최선을 다했구나' 그걸 알아봐 주신 거 같았다. 저라는 사람 자체를 봐주시는 거 같아서 좋았다.
▲ 과거 영상이 공개되면서 '선재 업고 튀어' 속 김혜윤과 키스신도 다시 주목받았다. 입술을 내밀어 '짹짹 뽀뽀'라고 불렸던 부분이, 전작들에서도 그랬다고 하더라.
'선재 업고 튀어'는 감독님의 디렉팅이 들어간 뽀뽀 장면이었다. 그런데 전작들에서도 제가 그렇게 했다는 걸 보고 새삼 놀랐다. '아, 내가 이렇게 했구나' 싶더라.
▲ 급속도로 빠르게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열애설과 같은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처음엔 마음이 아팠다. 그런 잡음들로 주변 사람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게 관심이구나, 하나하나 생각해버리면 앞으로 내 일들이 힘들어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예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닌 건데, 사람들이 얘기하는 부분도 있지만 하나하나 신경 쓰고 하다 보면 저라는 사람이 흔들리겠다 싶었다.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까 싶을 때 저의 주관을 갖고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전작들과 비교해 연기도, 인터뷰도 많이 늘었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변우석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전엔 자신감이 없었다. 트라우마가 많았다. 사람들 앞에서 얘기할 때, 그런 거 때문에 말을 못 했다. 그러다 보니 대본 리딩에서 잘리고 그랬다. 이젠 그런 부분이 많이 사라졌다. '그럴 수도 있지' 싶다. 예전엔 업계 사람들에겐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이제는 제가 생각하고 느끼는 걸 얘기해야겠더라. 그런 생각이 확실히 들어서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 트라우마는 무엇이었을까.
저는 원래 사진과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모델을 하면서 '다음에 뭘 재밌게 할까' 할 때 연기를 생각한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모델을 하다 운 좋게 현장에 갔고, 어디에 어떻게 서고, 뭘 해야 하는 지도 몰랐다. 거기서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박탈감, 사람들의 피드백, 이런 것들이 '영상이 무섭다', '빨리 나가고 싶다' 이런 감정들로 오면서 트라우마가 생겼다. 대본 리딩을 할 때도 그래서 힘들어했다. 그런 기간이 꽤 길었다. 그걸 깨는 데에도 오래 걸렸다.
▲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시작이었다. 제가 사람이 많을 땐 힘들어하는데, 1대1은 편하게 하는 편이었다. 그때 준비한 것들을 보여드렸고 '이렇게까지 한 사람이 없었는데, 고맙다'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 그 후 촬영장에 갔는데, 연출자인 정지현 감독님께서 '이건 이런 식으로 해보면 좋을 거 같다'고 말하면서 같이 얘기를 나누는데, 그 순간 '이게 뭐지' 한 거 같다. 저를 존중하고, 부탁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서히 트라우마가 극복됐고, 영상이 재밌어졌다.
▲ 스타가 되면서 이제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해야 하는 사람이 됐다. 그 거절로 인해 섭섭함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늘어날 거 같다.
전 그렇게 생각한다. 제가 거절했다고 하면, 그들이 저에게 부탁했다는 거 아닌가. 부탁하는 사람이 거절당했다고 섭섭함을 갖는 게 맞나 싶다. 저에게도 거절은 힘들지만,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건 다르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 이 일을 하면서 직업인으로서, 인간 변우석으로서 철칙이라는 게 있을까.
인간관계 철칙은 진심으로 얘기하는 거다. 그 순간이 잠깐일지언정, 그 관계를 맺는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대하려 한다. 그걸로 인해 상처받기도 했지만, 그래서 바꿔보려고도 했지만, 전 원래 그런 사람인 거 같다. 일로는 감사한 사람들에게 잘 표현한다. 제가 인사를 잘한다.(웃음)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거 같다.
일단 팬미팅에 집중하고 있다. 제가 정말 놀랐던 게, 일본에서 팬미팅을 처음 했는데, 티켓값이 너무 비싸더라. '나를 위해, 이 돈을 주고 와주신다고?'라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 시간 안에서 어떻게 재밌게 해드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 순간만큼 저를 보러 와준 팬들에게 추억과 기억이 됐으면 좋겠기에 저도 재밌게 즐길 생각이다. 작품에 대해서는 저만의 기준이 생겼는데 '공감'이다. '선재 업고 튀어'를 한다고 했을 때도 공감이 됐기 때문이었다. 차기작에 대한 걱정, 부담도 있지만 아직 미래의 일 아닌가. 결론을 생각하면 이 일은 쉽지 않다. 아무리 잘될 거라 생각해도 그때의 환경, 사회, 심리, 촬영, 감독님, 모든 게 다 맞아떨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작품마다 발전하는 연기를 하고 싶고, 그렇게 살아가는 게 변우석으로서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선재 업고 튀어'는 자기 삶을 다시 살게 해준 '최애' 류선재(변우석 분)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간 임솔(김혜윤 분)의 고군분투기를 담은 드라마다. 2016년 tvN '디어 마이 프렌즈'로 데뷔한 지 8년 만에 타이틀롤 주연을 맡은 변우석은 수영 유망주부터 밴드와 연기자를 겸업하는 슈퍼스타라는 설정에 15년을 이어온 순정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이상형으로 등극했다.
모델로 활동하다 연기자가 됐고, 그 과정에서 "트라우마도 있었다"고 고백한 변우석은 "제가 열심히 한 부분을 알아봐 주시고, 그에 대한 칭찬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극복이 된 거 같다"고 전했다. 높아진 관심, 쏟아지는 부탁에 "이제는 거절을 많이 해야 하고, 이로 인해 섭섭함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는 질문에도 "부탁을 하면서, 거절당했을 때 섭섭해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하는 단단함으로 앞으로의 활동을 더욱 기대케 했다. ▲ 요즘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인터뷰 장소나, 공식적인 자리에 오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럴 때마다 조금씩 실감하는 거 같다. 마지막 회 단체관람이나 이런 행사를 했을 때도 많이 좋아해 주시고, 그럴 때마다 느낀다. 특히, 지금도 합성 같은데 타임스퀘어 광고나 멜론에서 이클립스 '소나기'가 5위를 하는 걸 보면서 더 그랬다. 매일 제 이름과 노래 순위를 확인하고 있다.(웃음)
▲ 준비할 것도 많고,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였는데, 완벽하게 해냈다는 평이 많았다.
수영과 노래를 특히 신경 써서 준비했다. 수영선수였고, 그 친구(선재)가 전문적으로 나와야 시청자들에게 공감이 될 거라 생각했고, 그 슬픔과 감정까지 이해해 줄 거 같았다. 콘서트 장면도 초반에 나오는 거고, 그 모습과 느낌을 잘 살려야 이 드라마의 분위기, 선재의 느낌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아 열심히 했다. 잠깐 나오는 장면이지만 3~4개월은 준비했다. 무대의 제스처 역시 어색하면 안 되니까 '이 타이밍에 이거' 이런 식으로 연습했다. 그래서 촬영할 때 오히려 편하게 했던 거 같다.
▲ 이클립스의 모든 노래를 직접 불렀다.
노래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많이 듣기도 하고. 무엇보다 녹음할 때 음악감독님이 정말 세심하게 한음절, 한음절 잡아주셨다. 소리의 강세, 호흡까지 '이렇게 해보자'는 식으로 디테일한 작업을 했다.
▲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랬나봐'는 녹음하고도 빠졌다고 하더라.
그 노래가 너무 좋지 않나. 그래서 아쉽지만, 그건 제 개인적인 욕심이고. 극의 방향성에 있어서 당연히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촬영하면서 힘든 건 없었나? '상탈' 장면이 많아서 몸 관리도 계속했을 거 같은데.
준비할 게 많고, 전문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그걸 표현하는 게 어려웠고, 날씨가 겨울에 여름, 물에 들어가는 장면 등을 찍었는데 제가 이전에 해본 적이 없어서 힘들었다. 상반신 탈의 장면이 계속 있긴 했는데, 제가 드라마 주인공이 처음이다 보니 일주일에 5, 6번씩 촬영하면서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이 안 잡혔다. 그래서 쉴 때마다 계속 운동을 했던 거 같다. 촬영하면서 몸도 쓰고, 머리도 쓰고 하다 보니 살이 3~4kg 정도가 빠져서 먹는 건 더 잘 챙겨 먹었다.
▲ 열심히 준비했던 작품이 첫 주 방송이 끝나자마자 반응이 왔다. 이 모습을 보고 어땠나.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고, 좋아하는 캐릭터라 '다들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는 내내 '좋다'고 느꼈기에 '좋아해 주시면 얼마나 더 좋을까' 싶었다. 그런데 공감을 얻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반응은 '위로가 됐다'는 말이었다. '인생에서 힘든 순간에 드라마를 봤고, 힘이 생겼다'는 분들이 많아 엄청 기분이 좋더라. 여기에 하나를 더하자면 '선재 캐릭터가 완벽하고, 멋있는데, 그걸 변우석이라는 사람이 해줘서 더 좋다'는 말을 보니 힘이 나고, 열심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
감사했던 게, 다들 '잘되어서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그동안 함께 작업했던 감독님, 작가님들도 다 연락을 주셨는데, 그게 기분이 좋더라. 연락을 안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진심으로 잘 돼 좋다고 해주시니 감사했다. 또 오랫동안 이 업계에서 알고 지낸 친구가 있는데, 저를 보고 '울컥했다'고 '너무 좋다'고 하더라.
▲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해왔는데, 이번에 주목받았다. 배우 변우석의 입장에선 생각보다 빨리 주목받은 건지, 아니면 적절한 시기였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빠른 거 같진 않지만, 10년은 안 됐으니까.(웃음)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뭐가 됐든 일단 10년은 해보자'라는 생각이었다. 8년 만에 됐으니, 2년 일찍 된 건가. 10년을 해도 안 되면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이었다. '10년 동안 정말 열심히 해보자', '모델도 쉽지 않았고, 그 역시 선택받는 직업이었는데 10년간 이 일을 하면 뭐라도 남겠지' 이런 마인드였다. 10년 후에 뭘 할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막연하게 '가게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다.
▲ 이번에 8년 동안 활동한 것과 더불어 이전의 모습까지 다 발굴되지 않았나. '다큐멘터리 3'일에 잠깐 나온 모습까지 등장하고.
그건 저도 정말 몰랐다. '이게 뭐야, 나였어' 했다. 제가 지나온 삶이 이렇구나, 열심히 살았다 싶었다.(웃음) 그런데 다른 건 괜찮은데, 제가 (주)우재 형보다 마르게 나온 사진이 있다. 저는 평생 우재 형이 저 보다 말랐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그건 제가 더 말라보이더라. 사진이 찍혔던 시기를 생각해보면, 제가 처음으로 해외 쇼를 갔다 온 직후였다. 해외에서는 계속 오디션 보고, 순서를 기다려서 한다. 대기 번호표를 뽑고, 그 시간에 보는 방식이다. 그래서 그 번호표를 보고 스케줄을 짜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전 더 많이 오디션을 보고 싶어서 오디션이 시작하기 1시간 전에 가서 줄을 서서 대기를 했다.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그곳에 가서 보면 20명, 30명씩은 됐다. 그렇게 밥을 안 먹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이동하면서 케밥 사 먹던 했던 정도라 살이 엄청나게 빠졌다. 2~3주 만에 6~7kg 정도 빠져서 60kg대 초반까지 됐다. 제 인생에서 가장 마른 시기였다. 그래서 그렇게 보인 거다.
▲ "변우석이 참 열심히 살았다"는 평이 많았다.
사람들이 좋아해주니 좋다. 모델부터 시작하면, 13년 동안 이렇게 있는 건데, 성인이 돼 일을 시작한 모든 순간을 다 지켜봐 주신 거 아닌가. 누군가는 별로라고 할 수 있지만, 제 과거를 좋아해 주시고 열심히 살았다는 느낌을 받으신다니, '내가 이렇게 최선을 다했구나' 그걸 알아봐 주신 거 같았다. 저라는 사람 자체를 봐주시는 거 같아서 좋았다.
▲ 과거 영상이 공개되면서 '선재 업고 튀어' 속 김혜윤과 키스신도 다시 주목받았다. 입술을 내밀어 '짹짹 뽀뽀'라고 불렸던 부분이, 전작들에서도 그랬다고 하더라.
'선재 업고 튀어'는 감독님의 디렉팅이 들어간 뽀뽀 장면이었다. 그런데 전작들에서도 제가 그렇게 했다는 걸 보고 새삼 놀랐다. '아, 내가 이렇게 했구나' 싶더라.
▲ 급속도로 빠르게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열애설과 같은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처음엔 마음이 아팠다. 그런 잡음들로 주변 사람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게 관심이구나, 하나하나 생각해버리면 앞으로 내 일들이 힘들어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예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닌 건데, 사람들이 얘기하는 부분도 있지만 하나하나 신경 쓰고 하다 보면 저라는 사람이 흔들리겠다 싶었다.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까 싶을 때 저의 주관을 갖고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전작들과 비교해 연기도, 인터뷰도 많이 늘었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변우석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전엔 자신감이 없었다. 트라우마가 많았다. 사람들 앞에서 얘기할 때, 그런 거 때문에 말을 못 했다. 그러다 보니 대본 리딩에서 잘리고 그랬다. 이젠 그런 부분이 많이 사라졌다. '그럴 수도 있지' 싶다. 예전엔 업계 사람들에겐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이제는 제가 생각하고 느끼는 걸 얘기해야겠더라. 그런 생각이 확실히 들어서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 트라우마는 무엇이었을까.
저는 원래 사진과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모델을 하면서 '다음에 뭘 재밌게 할까' 할 때 연기를 생각한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모델을 하다 운 좋게 현장에 갔고, 어디에 어떻게 서고, 뭘 해야 하는 지도 몰랐다. 거기서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박탈감, 사람들의 피드백, 이런 것들이 '영상이 무섭다', '빨리 나가고 싶다' 이런 감정들로 오면서 트라우마가 생겼다. 대본 리딩을 할 때도 그래서 힘들어했다. 그런 기간이 꽤 길었다. 그걸 깨는 데에도 오래 걸렸다.
▲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시작이었다. 제가 사람이 많을 땐 힘들어하는데, 1대1은 편하게 하는 편이었다. 그때 준비한 것들을 보여드렸고 '이렇게까지 한 사람이 없었는데, 고맙다'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 그 후 촬영장에 갔는데, 연출자인 정지현 감독님께서 '이건 이런 식으로 해보면 좋을 거 같다'고 말하면서 같이 얘기를 나누는데, 그 순간 '이게 뭐지' 한 거 같다. 저를 존중하고, 부탁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서히 트라우마가 극복됐고, 영상이 재밌어졌다.
▲ 스타가 되면서 이제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해야 하는 사람이 됐다. 그 거절로 인해 섭섭함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늘어날 거 같다.
전 그렇게 생각한다. 제가 거절했다고 하면, 그들이 저에게 부탁했다는 거 아닌가. 부탁하는 사람이 거절당했다고 섭섭함을 갖는 게 맞나 싶다. 저에게도 거절은 힘들지만,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건 다르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 이 일을 하면서 직업인으로서, 인간 변우석으로서 철칙이라는 게 있을까.
인간관계 철칙은 진심으로 얘기하는 거다. 그 순간이 잠깐일지언정, 그 관계를 맺는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대하려 한다. 그걸로 인해 상처받기도 했지만, 그래서 바꿔보려고도 했지만, 전 원래 그런 사람인 거 같다. 일로는 감사한 사람들에게 잘 표현한다. 제가 인사를 잘한다.(웃음)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거 같다.
일단 팬미팅에 집중하고 있다. 제가 정말 놀랐던 게, 일본에서 팬미팅을 처음 했는데, 티켓값이 너무 비싸더라. '나를 위해, 이 돈을 주고 와주신다고?'라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 시간 안에서 어떻게 재밌게 해드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 순간만큼 저를 보러 와준 팬들에게 추억과 기억이 됐으면 좋겠기에 저도 재밌게 즐길 생각이다. 작품에 대해서는 저만의 기준이 생겼는데 '공감'이다. '선재 업고 튀어'를 한다고 했을 때도 공감이 됐기 때문이었다. 차기작에 대한 걱정, 부담도 있지만 아직 미래의 일 아닌가. 결론을 생각하면 이 일은 쉽지 않다. 아무리 잘될 거라 생각해도 그때의 환경, 사회, 심리, 촬영, 감독님, 모든 게 다 맞아떨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작품마다 발전하는 연기를 하고 싶고, 그렇게 살아가는 게 변우석으로서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