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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돈암동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이나 성신여대입구역 근처를 걷다가 북한산 쪽을 바라보면 고지대에 우뚝 솟아있는 아파트촌이 한눈에 들어온다. 웅장한 요새 느낌이 날 정도다. 성북구 돈암동에 있는 4509가구 규모 대단지인 한신한진 얘기다.한신한진은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핫’한 단지 중 하나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5일까지 한신한진에서 63건의 손바뀜이 일어났다. 서울 강북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신생아 특례대출 효과가 이유로 꼽힌다. 도심 접근성이 나쁘지 않으면서 가격도 9억원을 밑돌아 젊은층 위주로 매수세가 붙고 있다는 평가다.
‘초품아’에 4호선 가까워
한신한진은 과거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였던 동소문지구를 재개발해 1998년 준공된 아파트다. 한신공영과 한진건설이 컨소시엄을 꾸려 지어 이름이 한신한진이다. 서울에서 10번째(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포함 순위)로 규모가 크다. 거리상 성신여대입구역도 가깝지만, 마을버스 노선 등을 고려할 때 이용하기 가장 편한 지하철역은 한성대입구역이다. 4호선이 다니는 만큼 동대문, 명동, 서울역, 용산 등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직장이 광화문이나 종로에 있더라도 출퇴근이 편리하다. 지하철을 한 번만 갈아타면 된다. 단지 가운데에 우촌초교(사립)가 있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다. 국립학교인 돈암초도 가깝다. 단지 내 상가에 GS슈퍼와 병원, 은행, 학원 등이 입점해 있어 생활 인프라는 나쁘지 않다. 성북근린공원 등 산책로도 잘 마련돼 있다.가장 불편한 점은 뭐니 뭐니 해도 경사가 심하다는 점이다. 한신한진의 경사를 잘 보여주는 게 무려 지하 7층까지 있는 지하 주차장이다. 일부 동에선 지하 7층을 통해 주차장에 출입할 수 있다. 가파른 경사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보기에 따라 지하 주차장이 아니라 주차타워 느낌도 난다. 구축 아파트치고 주차 공간이 부족한 편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 올라올 때 힘이 많이 들겠지만, 다행히 마을버스가 단지 곳곳을 다닌다.
경사가 심해 좋은 점도 있다. 뻥 뚫린 서울 시내 뷰(조망)가 가능하다. 대단지답게 평형도 전용면적 59㎡부터 전용 152㎡까지 다양하다. 면적별 가구 수는 ▲전용 59㎡ 684가구, ▲전용 68㎡ 507가구, ▲전용 84㎡ 986가구, ▲전용 113㎡ 480가구, ▲전용 132㎡ 1008가구, ▲전용 152㎡ 264가구다. 대형 면적이 많은 게 특징이다. 나머지 580가구는 임대 물량이다.
전용 132㎡, 6억→10.5억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에 최근 매수세가 붙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송파구 헬리오시티(136건), 강동구 고덕그라시움(97건), 송파구 파크리오(93건), 리센츠(75건),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67건),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64건) 다음으로 한신한진(63건) 거래량이 많았다. 강북 지역 중에선 1등이다. 신생아 특례대출 대상은 9억원 이하, 전용 85㎡(수도권 기준) 이하 주택이다. 한신한진은 이 기준을 충족한다. 지난달 전용 84㎡가 8억3300만원(17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저층(1층) 물건의 가장 최근 실거래가는 6억8800만원이다. 전용 59㎡와 전용 68㎡의 몸값은 각각 5억원, 6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강북구 SK북한산시티나 구로구 구로두산 등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아파트와 더불어 한신한진은 대표적인 신생아 특례대출 수혜 단지로 거론된다.한신한진은 최근 가격 회복세도 두드러지는 편이다. 지난 4월 전용 132㎡가 10억5500만원(8층)에 거래되며 화제가 됐다. 비록 최저층이긴 하지만 같은 면적의 1층 물건이 지난 2월 6억원에 손바뀜한 걸 감안하면, 짧은 시간에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6억원짜리 거래는 직거래도 아닌 중개 거래였다. 전용 68㎡도 작년 12월에 6억원에서 거래됐는데, 최근엔 6억2000만~6억3000만원 선에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전용 84㎡ 기준 최근 전세보증금 시세는 5억원 초·중반대다. ‘갭’(매매가와 전세가 차이)의 크기는 3억원 정도인 셈이다. 이 단지의 용적률은 276%다.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에 점차 다가가고 있지만, 높은 용적률을 고려할 때 재건축 호재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