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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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기업공개(IPO) 시장이 열렸다. '첫 타자' 그리드위즈가 공모 과정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며 공모주 과열이 진정됐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아울러 올해 상장한 새내기주 절반 이상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시장에선 '조 단위 대어' 시프트업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모주 일반 청약을 받는 기업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하고 총 13곳이다. 지난달 일반 청약을 받은 기업이 두 곳(아이씨티케이·노브랜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늘었다. '파두 사태'로 상장 심사가 까다로워졌다. 이노그리드, 씨어스테크놀로지 등 일부 기업의 상장이 지연되며 이달에 일정이 몰렸다.

가장 먼저 나선 기업은 그리드위즈다. 그리드위즈는 에너지 수요관리 기업이다. 전력거래소(KPX)가 전력 감축지시를 내리면 그리드위즈는 기업(빌딩)이나 공장 등에 감축이행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또 감축 이행에 따라 받는 정산금(보상)을 고객사에게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주 매출원이다.

다만 그리드위즈의 공모 성적은 저조했다. 지난달 말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은 124대 1을 기록했다. 올해 공모주 가운데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의무 보유 확약 비율도 0.95% 수준이다. 기관에 배정된 물량 대부분이 상장일 쏟아질 수 있다. 그리드위즈의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4만원에 결정됐다. 올해 수요 예측을 진행한 IPO 기업들은 대부분 희망 공모가 상단을 초과했다. 그리즈위드와 HD현대마린솔루션만 공모가 상단을 뚫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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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된 공모주 시장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1분기 신규 상장사 14곳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은 평균 168%에 달했다. 같은 기간 상장일 종가 상승률은 120%를 기록했다. 반면 4~5월 상장한 8종목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은 평균 66%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종가 상승률도 90%로 1분기 대비 30%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작년 하반기 시작된 따따블 행진도 현대힘스(1월 26일 상장)에서 끊겼다.

공모주 주가가 부진한 점도 부담이다. 올해 상장한 22개 종목 가운데 14개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1월 29일 코스닥에 상장한 포스뱅크는 거래 첫날 30%가량 오르며 2만3350원을 기록했다. 현재 주가는 1만원대 초반으로 공모가(1만8000원)의 반토막 수준이다. 스튜디오삼익, 오상헬스케어도 공모가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의 눈은 시프트업으로 향한다. 시프트업이 대어인만큼 공모 흥행 여부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프트업의 공모가 상단(6만원)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게임 상장사 중 4위에 해당한다. 시프트업은 2022년 11월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로 이름을 알렸다. 올해 1분기까지 이 게임으로만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게임사 상장은 2022년 11월 티쓰리 이후 처음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시프트업의 IPO 흥행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사가 1분기 호실적을 내며 게임주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상장 직후 유통물량도 전체의 18%로 낮아 청약 매력도를 높인다"며 "공모주 비중이 12.5%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 풀리는 구주 물량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시프트업은 공모가 확정 후 18~19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 21일 코스피 상장 예정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