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남성·수도권일수록…'캥거루족' 더 늘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청년 3명 가운데 2명은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한 '캥거루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24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고용정보원 청년패널 2012∼2020년 자료를 분석해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을 발표했다.

캥거루족은 아직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부모님과 여전히 동거하는 청년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황 부연구위원은 '현재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과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채 (학업, 군복무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따로 살고 있다'는 청년을 캥거루족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25∼34세 청년 중 캥거루족의 비율은 2020년 기준 66.0%에 달했다. 2012년의 62.8%에서 3.2%포인트 늘었다.

2020년 기준 남성의 캥거루족 비중(69.1%)이 여성(63.0%)보다 컸는데, 이는 군복무와 결혼 연령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논문은 분석했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73.4%)에서, 비수도권(61.7%)보다는 수도권(69.4%)에서 캥거루족 비중이 컸고, 미취업자 중에서 캥거루족이 많았다.

연령대를 25∼29세와 30∼34세로 나눠보면 20대 후반의 캥거루족 분포가 80% 내외로 30대 초반의 50% 안팎보다 컸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증가세는 30대 초반에서 더 두드러졌다고 논문은 전했다.

또 캥거루족에서 벗어난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고학력층, 기혼, 비수도권 거주, 취업자 등에서 캥거루족 탈출 가능성이 높았다.

황 부연구위원은 "최근의 캥거루족 증가 현상은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30대의 캥거루족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이밖에 ▲ 청년 노동시장 ▲ 중고령자 노동시장 ▲ 중고령자 삶의 질 ▲ 고령자 건강 ▲ 청년 삶의 질 등에 대한 연구 성과들이 발표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