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의 한 데이트 카페가 숏폼 플랫폼 틱톡에 올린 홍보 영상 일부. 남성 고객은 거울을 통해 맞은편 여성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출처=난단신문
베트남 호찌민의 한 데이트 카페가 숏폼 플랫폼 틱톡에 올린 홍보 영상 일부. 남성 고객은 거울을 통해 맞은편 여성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출처=난단신문
최근 베트남에서 비밀 거울을 통해 이성을 선택하는 데이트 카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로 한국·중국·일본 남성을 고객으로 두는 이 업체는 남녀 만남을 주선하는 공간이라는 입장이지만, 소개팅을 위장한 성매매 업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베트남 공산당 기관지 난단 등에 따르면 지난달 호찌민시 벤탄구에 한 데이트 카페가 개업했다. 이곳은 틱톡에 남성과 여성이 짝을 맺은 뒤 차를 마시며 데이트하는 공간이라고 홍보했다. 호찌민 지역 공산당 기관지 SGGP신문은 "남성 고객 대부분은 중국, 한국, 일본인이며 여성은 베트남 소녀"라고 밝혔다.

우선 카페를 방문하면 남성은 블랙룸, 여성 고객은 화이트룸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두 공간은 특수유리로 분리돼 있다. 블랙룸에선 유리를 통해 여성들을 관찰할 수 있지만, 화이트룸에선 남성들을 볼 수 없다. 여성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만 볼 수 있는 셈이다.

블랙룸에 있던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면, 지명된 여성은 남성이 사전 작성한 이름과 나이, 국적, 직업 등 정보를 확인하고 만날지를 판단한다. 이렇게 만난 두 사람은 탁자가 놓인 공간에서 약 5분 대화를 나눈 후 만남을 이어갈지를 결정하게 된다.

남성은 시간당 18만동(약 9700원)의 이용료와 음료수 가격 등을 지불하지만, 여성은 입장료와 음료 모두 무료다.

이에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선 유사 성매매업소로 보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화이트룸의 좌석이 블랙룸보다 높게 설계돼 여성이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으면 불법 촬영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공안은 지난 2일 매장 단속에 나섰다. 현재까지 성매매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카페 측은 "커피를 마시러 온 남녀 고객들이 서로 친해지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업체는 홍보용 SNS 페이지를 폐쇄했지만, 매장은 현재 정상 영업하고 있다. 다만 논란이 된 특수 거울을 양방향 일반 거울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