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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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예금 유치 및 보험 가입을 위해 홍콩을 찾고 있다. 중국 내 경기 불황 및 위안화 평가 절하에 대한 우려로 홍콩을 투자 대안처로 주목하면서다. 홍콩 정부도 고액유치자에게 거주권을 제공하는 등의 정책을 채택하며 자금 유치 흐름을 가속할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올 1분기에 홍콩 HSBC는 13만명 이상의 신규 고객을 유치했다. 이 중 60%가 중국 본토 출신 비거주자로 집계됐다고 매기 응 HSBC 홍콩 자산 및 개인 금융 부문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밝혔다. 응은 “본토에서 역외 시장으로 관리되는 자산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해외투자를 원하는 본토 고객이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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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으로 자금 유입이 늘어난 데에는 2022년 말 중국 정부가 국경을 다시 개방하기로 한 영향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관련 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행 홍콩 사업부도 지난해 20만명에 이르는 신규 해외 고객을 확보했으며, 항셍은행은 지난해 비거주자가 개설한 신규 계좌가 전년 대비 342% 늘었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 1분기 동안 중국 본토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보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2.6% 늘어난 156억 홍콩달러(약 2조7400억원)라고 전했다.

홍콩 내 은행 영업점은 앞다투어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1~2주만 예금하더라도 연 13.8%에 이르는 이자를 지급하는 단기 예금 상품을 운용 중이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말 주식, 부채, 펀드에 약 3000만홍콩달러(약 52억7000만원)를 투자한 개인에게 거주권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1인당 연 5만달러(약 6900만원)만 해외 유치가 가능한 중국 당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유층들이 홍콩에 유치하는 자금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 돌고 있는 위안화 평가 절하 루머가 해외 자금 이전을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침체한 중국 경기를 부양하고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위해 위안화 평가를 절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다.

그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적발된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자금 세탁 스캔들도 중국 자본의 홍콩행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이 부유층 고객을 도와 30억싱가포르달러(약 3조600억원)에 이르는 자금 세탁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발각된 이후,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규정이 강화됐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