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 500년 담은 유물, 경복궁 옛 지하 벙커가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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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지하 수장고 첫 언론 공개

5일 오후 이 수장고가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2016년 일반인 40명을 대상으로 한 차례 제한적으로 공개한 이후 엄격히 통제돼 왔던 벙커의 문이 열린 것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날 출입 기자를 대상으로 제 5, 10, 11 수장고에서 관리 중인 노부류(왕실 행사 깃발), 어보류, 궁중 현판을 공개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민들이 자주 찾는 경복궁 지하에 조선왕실 유물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장고마다 유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비좁은 모습이 역력했다. 박물관 수장고 포화율이 이미 160%로 한계치를 넘은 탓이다. 처음부터 수장고로 설계되지 않은 터라 층고가 낮아 규모가 큰 왕실 유물을 보관하기 어려운 점도 눈에 띄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가마나 마차, 현판 등 사이즈가 큰 왕실유물은 간신히 보관하고 있는 상태”라며 “유물들은 매번 보존관리나 연구가 필요한데 이동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여주에 임시 수장고가 있지만 유물 관리 측면에서 위급상활 대처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공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국가유산청과 박물관은 왕실 유산 특성에 최적화한 수장·보존처리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국민 서비스 기능을 강화한 전시형 수장고 형식의 분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이다. 정용재 박물관장은 “왕궁, 왕릉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위해 서울·경기권에 새로운 수장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