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번수 작가(83·사진)에게 세상은 모질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읜 그는 큰아들을 병으로 먼저 보내야 했고, 자신을 돕던 동생마저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냈다. 그 끝에서 송번수가 붙잡은 이미지가 ‘가시’였다. 예수의 면류관을 상징하는 가시는 그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고행, 뼈를 깎는 고통, 그리고 그 모든 어려움을 뚫고 솟아오른 절제된 생명력을 의미했다.홍익대 교수와 대전시립미술관장을 역임한 송 작가는 한국 1세대 실험미술가이자 종교미술의 지평을 넓힌 인물이다. 1970년대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판화와 실험미술로 화업을 시작한 그는 프랑스 파리 유학 시절 접한 태피스트리를 통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꽃피웠다.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열리고 있는 단체전 ‘장식과 대상에 반하여’에서 송 작가 특유의 미학을 담은 반입체 가시 작품 ‘가능성 023-CV,CVI,CVII’ 등을 만날 수 있다. 칼 앤드리, 로버트 맨골드, 리엄 길릭 등 다른 추상미술 대가의 작품이 함께 나온 이번 전시는 2월 21일까지 이어진다.성수영 기자
삼성문화재단과 한국피아노조율사협회는 지난 9일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2026 삼성 피아노 톤 마이스터 프로그램’ 지원 협약(사진)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피아노 톤 마이스터’는 최상의 소리를 창조하는 전문가를 의미한다. 재단은 2017년부터 협회와 함께 조율사 양성사업을 진행해 왔다.재단은 오는 6월 9∼11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국내외 피아노 조율사 3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술 세미나를 연다. 독일 함부르크 스타인웨이사의 기술담당 고문 등을 강사로 초청해 콘서트 피아노 조율, 조정, 정음 기술에 대한 특강을 제공한다. 국내 우수 조율사 20명을 선발해 심화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박종필 기자
커피가 노후의 삶을 통째로 바꾸는 강력한 '보험'이 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최근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 연구팀은 성인 6378명을 대상으로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들의 식단과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을 하루 평균 469mg 섭취한 그룹은 177mg에 그친 그룹보다 대사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23%나 낮았다.대사증후군은 고혈압, 고혈당, 복부비만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상태로 심장병과 당뇨를 유발한다. 즉, 폴리페놀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심장병과 당뇨 발생 확률을 4분의 1 가까이 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 결과는 영양학 분야 권위지 '영양학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 최신 호에 게재되며 그 신뢰성을 입증받았다. 연구팀은 폴리페놀이 단순히 염증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꿔 인슐린 저항성을 낮춘다고 분석했다. 이는 똑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해도 우리 몸이 혈당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연구에 참여한 이사벨라 벤세뇨르 교수는 "8년이라는 장기 추적을 통해 증명된 데이터라는 점이 이 연구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우리는 이미 연간 1인당 350잔 이상을 마시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커피 하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핵심은 폴리페놀 섭취 경로의 다양성이다. 연구팀은 커피뿐만 아니라 신선한 과일, 채소, 다크초콜릿, 적당량의 와인 등 다양한 음식을 통해 폴리페놀을 골고루 섭취할 때 예방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청 통계를 보면 국내 성인 3명 중 1명은 이미 대사 위험군에 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