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집값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셋값이 1년 넘게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무주택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첫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올랐다. 11주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승 폭도 전주 0.06%보다 확대됐다.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는 성동구다. 성동구는 전주에 이어 0.19% 상승하며 상승 폭을 유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성동구 금호동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59㎡는 지난 1일 13억5500만원(6층)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층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2억3000만원이던 실거래가는 지난 4월 12억5800만원, 12억8000만원으로 올라오더니 반년 만에 1억2500만원 뛰었다.

행당동 '행당한진타운' 전용 59㎡도 같은 날 10억2000만원(12층)에 손바뀜됐다. 올해 1월 8억8000만원(3층)으로 거래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지난 3월만 하더라도 8억원대 거래가 체결됐지만, 이후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며 10억원대에 안착했다. 상왕십리동 '텐즈힐2' 전용 59㎡도 지난달 29일 12억8700만원(9층)에 팔리면서 지난 3월 12억4000만원(10층)에서 두 달 만에 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행당동 개업중개사는 "주말마다 집을 보겠다는 예약이 가득 찼다"며 "올해 1월만 하더라도 문의가 많지 않았는데, 2~3월 들어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강남이나 광화문에 일터를 가지고 있는 신혼부부들의 문의가 많다"며 "일대 집값이 반년 사이에 1억원 넘게 뛰었다"고 말했다.
서울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월세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월세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장에서는 치솟는 전셋값이 매매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호동 개업중개사는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59㎡ 전셋값이 4년 전만 하더라도 4억원 후반에서 5억원 초반이었다"며 "계약 만기를 앞두고 같은 집 전셋값이 8억원에 육박하자 아예 매수를 시도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고 귀띔했다.

성동구는 올해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3.29%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전셋값 상승률 1.7%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렇다 보니 같은 기간 집값도 0.86% 오르며 서울 자치구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6월 첫 주 성동구(0.19%) 다음으로는 종로·송파·서초구가 0.14% 상승했다. 종로구는 창신·홍파·무악동 위주로, 송파구는 잠실·신천동 위주로,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위주로 오름세를 보였다. 이어 용산구가 이촌동 주요 단지 위주로 0.13% 뛰었고 서대문구와 강남구도 남가좌·북아현동, 압구정·역삼·대치동 주요 단지 중심으로 각각 0.12% 올랐다.
사진=한국부동산원
사진=한국부동산원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주택시장 불확실성 해소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지역별 선호단지 중소형 규모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셋값도 0.1%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은평구가 신사·응암동 구축 위주로 0.2% 뛰었고 서대문구는 북아현·홍제동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0.16%, 중구는 회현동1가·회현동2가 역세권 소형 규모 위주로 0.14% 올랐다. 양천구는 목·신월동 중소 규모 위주로 0.13%, 성북구도 동소문동4가·삼선동3가 신축 위주로 0.12%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은 "매물이 부족해 호가와 거래가격 모두 오르고 있다"며 "특히 역세권과 대단지, 소형 규모 위주로 대기수요가 많아 인근 구축으로도 상승거래가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