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시민들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시민들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한강을 방문하는 시민들은 앞으로 폭이 넓은 일부 도로에서만 4인승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인 보호자와 함께할 때만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서울시가 한강공원 일대서 대여하는 4인승 자전거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전용 운행구간을 지정하는 등 안전 대책을 가동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 3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4인승 자전거는 호응이 높았지만 동시에 안전사고도 잦았다. 폭 1.1m, 높이 1.9m가량으로 부피가 큰 자전거는 뒤따르는 자전거 운전자의 시야를 가렸다. 일반 자전거보다 속도가 느린 4인승 자전거를 추월하다 반대 차선에서 오는 자전거와 충돌할 위험도 높았다. 가족 단위 고객 중 아이들이 자전거 지붕 위에 올라타거나 정원을 넘겨 탑승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에 서울시는 대여할 수 있는 자전거 대수를 줄이기로 했다. 현재 여의도 뚝섬 반포한강공원에서 대여 중인 4인승 자전거는 여의도에 60대, 반포와 뚝섬에 각각 15대, 총 90대다. 서울시는 여의도 공원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수를 60대에서 30대로 축소한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뚝섬한강공원에서는 4인승 자전거 대여를 중단키로 했다.
반포한강공원 4인승 자전거 운행 구간. / 사진=서울시
반포한강공원 4인승 자전거 운행 구간. / 사진=서울시
또 4인승 자전거를 운행할 수 있는 별도의 구간을 지정한다. 기존에는 일반 자전거와 4인승 자전거 모두 한강공원 내 자전거도로 전 구간을 이용할 수 있어 도로 폭이 좁은 일부 구간에서는 일반 자전거, 4인승 자전거, 보행자가 뒤엉켰다.

앞으로는 여의도·반포한강공원 내 자전거도로 폭이 5.2m 이상인 평지 구간에서만 4인승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여의도 운행 구간(63빌딩~국회 주차장)은 폭이 6m 이상 넓고 일반 자전거가 주로 다니는 샛강 주변 도로와도 완전히 분리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에서는 일반 자전거, 보행자가 안전하게 4인승 자전거를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전거 대여 대상 연령을 기존 12세에서 19세 이상 성인으로 조정한다. 어린이·청소년은 성인과 동반했을 때만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안전 수칙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천막 위 탑승, 음주운전을 제한하고 자전거 내부와 대여점에도 안전 수칙 안내문을 부착할 예정이다. 운행구간 시작·종료 지점에 입간판과 현수막을 설치하고, 자전거 도로 노면에 4인승 자전거 주행 안내 문구를 표시할 계획이다.
4인승 자전거 운행 시작과 종료를 알리는 간판 및 현수막. / 사진=서울시
4인승 자전거 운행 시작과 종료를 알리는 간판 및 현수막. / 사진=서울시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 완전 분리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10.6km를 추진해 총 50.8km로 확대한다. 자전거도로 폭 확대 구간도 4년간 6.7km를 추가해 총 35.1km로, 보행로 폭의 경우 11.8km 구간을 추가해 총 25.2km로 각각 늘린다.

서울시는 오는 7월까지 4인승 자전거 시범운영을 하고, 4인승 자전거 이용자, 일반 자전거 이용자, 한강 이용 시민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한강공원 내 4인승 자전거 정식 도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남은 시범운영 기간 동안 안전대책을 가동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