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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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10곳 중 6곳은 각종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들은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임금·근로시간 등의 노동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6일 전국 스타트업 300곳을 대상으로 한 '스타트업 규제·경영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경총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64.3%는 규제로 인해 사업활동 제약이나 경영상 어려움 등의 애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애로를 경험한 적 없다는 응답은 35.7%에 그쳤다.

다만 규제 수준은 경쟁국과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 가운데 57%는 미·중·일 등 경쟁국과 스타트업 규제 수준이 유사하다고 봤다. 이들 국가보다 규제 수준이 높다는 응답은 37.7%, '낮다'는 응답은 5.3%에 그쳤다.

'최근 1년 내 벤처캐피탈(VC),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65.7%로 절반을 넘었다. '투자 받은 경험이 있다'는 곳은 34.3% 뿐이었다.

최근 가장 큰 경영상 애로를 묻는 항목엔 71.3%(복수응답)가 '투자 재원 축소, 자금 조달·관리 어려움'을 꼽았다. 이어 '신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률·제도'는 44.7%로 나타났다.

경영상 어려움이 이어지자 투자와 채용에도 나서지 않았다. 올해 신규 투자 계획과 채용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각각 61%, 60.3%로 조사됐다.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될 경우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와 관련해선 54.7%가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25.6%로 뒤를 이었다. '만족한다'는 답변은 19.7%에 불과했다.

불만족 이유로는 61.6%가 '신청 후 승인까지 행정처리 기간이 길다'고 했다. '규제 면제·유예 기간이 최대 4년으로 짧다'는 응답도 51.8%에 달했다. 44.5%는 '지켜야 하는 부가 조건이 많다'는 점을 불만족 이유로 꼽았다.

개선이 시급한 규제로는 49.7%가 진입규제(등록·허가, 기존 업역 체계의 기준·요건 등), 49%가 노동규제(임금·근로시간·노사관계 등)를 지목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 규제' 35.7%, '환경규제' 26.3%, '안전규제' 22.7%, '신기술 개발·사업화 관련 규제' 12.3% 순이었다.

스타트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성장 단계별 정부 지원금·융자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2.0%로 가장 많았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서는 성장 단계별 정부 지원책을 더욱 강화하고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고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