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을 두고 미국 증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추천 종목도 낙폭 과대주와 상승 주도주 등으로 갈리는 모양새다. 미즈호증권은 주가 하락이 가파른 주택 관련 소매 업체 로우스 등을 저점 매수 기회로 꼽았고, JP모간은 상승 기류를 탄 방산업체 L3해리스테크놀로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물결 거슬러야 돈 번다”

글로벌 IB "낙폭 큰 소매·방산株 담아라"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즈호증권은 이달 7종의 추천 주식을 꼽으며 “역발상 투자자가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즈호증권은 자사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가 월가 평균 목표주가보다 10% 이상 높은 종목을 선호주로 선별했다. 이들은 “물결을 거스르는 투자자는 월가 선호도가 떨어진 주식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미즈호증권이 내세운 최선호주는 로우스다. 주택 리모델링 용품을 파는 로우스는 홈디포와 함께 관련 시장을 양분하는 상장사다. 주가는 지난 3월 연고점을 기준으로 15.91% 내린 상태다. 1분기 실적이 나빠서다. 당시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3.06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즈호증권은 주택 개조 및 ‘DIY’(직접 제작) 수요 회복이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페이팔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댄 돌레브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페이팔의 신규 결제 솔루션 ‘패스트레인’은 최대 15억달러(약 2조원)까지 거래 마진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빅테크 주가 상승률에 뒤진 오라클, 가이던스(자체 실적 전망치) 감소로 올 들어 주가가 33.1% 폭락한 정보기술(IT) 업체 글로반트도 유망 종목에 올랐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가격 경쟁력, 글로반트는 매출 회복 전망이 기대 요소로 꼽혔다.

○방산·항공·태양광에 ‘기대’

JP모간은 반대로 투자자가 몰린 종목에서 이달의 추천주를 찾았다. 추천 종목 10종에 포함된 미국 대형 방산업체 L3해리스테크놀로지는 올 들어 주가가 6.8% 오르며 우상향 중이다. JP모간은 “11.2%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주가 늘고 있는 L3해리스테크놀로지는 지난 4월 연간 조정 EPS를 최대 13.05달러로 상향 조정해 월가 추정치(12.72달러)를 넘긴 바 있다.

실적 호조에 주가가 크게 오른 유나이티드항공홀딩스도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29.9% 올랐는데, JP모간은 내년까지 85%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작년보다 증가한 잉여현금흐름, 800대 이상의 항공기 도입 청사진을 제시한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너럴모터스(GM), 캐터필러 등 자동차·건설장비 대형주도 나란히 선호주에 이름을 올렸다. 밝은 실적 전망에 올 들어 주가가 각각 26.5%, 12.5%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퍼스트솔라를 추천했다. 고금리 여파로 신재생에너지 투자심리가 악화했음에도 올 들어 주가가 75.7% 올랐다. 퍼스트솔라는 세계 10대 태양광 모듈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수혜주로 투자자 관심이 컸던 데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브라이언 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올 4월 인디애나주 데이터센터에 110억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며 “퍼스트솔라가 미국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로서 독보적인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