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러스 미사일 우크라이나 지원 압박에 반박
전쟁 대비 국방지침 개정…"2029년까지 전쟁능력 갖춰야"
獨총리, '평화총리' 비난에 "아이들 전쟁 겪지않도록 할 책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6일(현지시간) "연방 총리로서 오늘날 독일에서 태어나는 어떤 아이도 이 땅에서 전쟁을 경험하지 않게 할 책임이 있다.

이게 나의 절대적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연방의회에 출석해 "평화를 걱정하는 건 때때로 묘사되는 것처럼 순진하거나 불명예스러운 일이 아니다.

평화 확보는 백기를 들거나 폭력과 불의에 굴복하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사거리 500㎞인 장거리 순항미사일 타우러스를 지원하라는 국내외 압박을 반박하면서 나왔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요청과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도 독일이 전쟁의 직접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1년 넘게 타우러스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평화 총리'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각국 뉴스통신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영토의 대상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등장한다면 이는 당연히 러시아와 독일의 관계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제한을 푼 데 대해선 "오늘날 평화 확보는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 수호를 지지하는 걸 뜻한다"며 "자국 도시와 국민을 방어할 권리는 러시아 국경과 인접한 하르키우 지역에 대한 공격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극우정당 독일대안당(AfD)의 친러시아 노선을 두고 "AfD의 야유꾼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러시아 대통령에게 큰 칭찬을 받은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AfD의 활동에서 신나치주의의 징후를 보지 못했다"며 "러시아와 협력을 원하는 모든 이들과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숄츠 총리는 "안보가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주의의 초석이라고 확신한다"며 "안보에 대한 모든 위협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전날 각료회의에서 전쟁 등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새 국방지침을 채택했다.

이 지침은 동서독 통일 이전인 1989년 작성됐다가 35년 만에 개정됐다.

식량·에너지 보급과 병력 징집 원칙, 문화재 보호 방안 등이 담겼다.

지침에 따라 전쟁이 발생하면 필수적 식량 보급을 위해 국가가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압수할 수도 있다고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해설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멈출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2029년까지 전쟁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