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인증 부정행위를 저지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시가총액이 1주일 만에 3조엔가량 줄었다.

7일 도쿄증시에서 도요타 주가는 전일 대비 1.65% 하락한 3219엔에 거래를 마쳤다. 인증 비리가 밝혀지기 직전 거래일인 5월 31일(3401엔) 대비 5.4%가량 하락했다. 도요타 시총은 지난달 31일 53조7186억엔(약 472조원)에서 이날 50조8440억엔으로 2조8746억엔(약 25조원) 감소했다. 도요타는 지난 3일 코롤라 등 7개 차종의 품질 인증(형식 지정)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며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도요타 시총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따라잡는 듯 보였지만 이번 인증 부정으로 물거품이 됐다”고 전했다. 테슬라 시총은 5675억달러(약 775조원) 수준이다.

인증 부정이 도요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롤라 등 3개 차종의 생산이 중단됐지만, 이들 차종 생산량은 연간 약 13만 대로 전체의 1% 수준이다. 국토교통성은 해당 차종에 대한 안전성 테스트를 이달 완료할 방침이다. UBS증권은 “1개월 판매 중단으로 영업이익은 최대 150억엔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4조3000억엔)의 1% 이하다.

업계에선 실적보다 품질 관련 지배구조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히노, 다이하쓰 등 계열사 부정행위를 바로잡겠다던 도요타마저 비리를 저지르자 ‘이제 못 믿겠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법령 준수 관점에서 거버넌스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