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핫'한 고용…금리/달러 폭등에도 주가 잘 버틴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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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금요일>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는 논란을 불렀습니다. 5월 신규고용은 27만2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매우 뜨거웠습니다. 게다가 시간당 임금 상승률도 0.4%나 올랐고요. 뉴욕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실업률은 4.0%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 조사에서 일자리가 예상보다 더 늘었지만, 가계 조사에선 직업을 잃은 미국인이 40만 명에 달한 것으로 드러난 탓이죠. 이건 노동시장과 둔화를 시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뉴욕 증시는 잘 버텨냈습니다. 증시가 옳을까요? 채권시장 판단이 맞을까요? 다음주 5월 소비자물가(CPI)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과연 경기 둔화 속에 물가가 식고 있는지 아닌지 드러나겠죠. 5월 고용보고서 내용부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신규고용은 27만2000개 증가했는데, 이는 4월 16만5000개, 월가 예상 18만5000개를 크게 상회합니다. 지난 2개월 동안의 고용 수치가 1만5000개 하향 조정됐지만 큰 건 아니었습니다. 민간 고용이 22만9000개 증가했고요. 분야별로도 △서비스 분야 20만4000개(헬스케어 6만8000개/정부 4만3000개/레저 및 숙박 4만2000개/전문 서비스 3만2000개 등) △상품 분야 2만5000개 △정부 분야 4만3000개 등 골고루 늘었습니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4.1% 상승했는데요. 지난 4월 각각 0.2%, 3.9% 올랐던 것보다 높아진 것이고요. 월가가 예상한 0.3%, 3.9%보다도 역시 높습니다. ING는 "평균 시간당 임금의 점프는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탄력을 받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큰 폭의 고용 증가 속에서도 5월 실업률은 3.9%에서 4.0%로 올라갔습니다. 4%대 실업률은 2022년 1월 이후 처음입니다. 이는 고용보고서가 기업 조사를 통해 일자리를, 가계 조사를 통해 실업률을 뽑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가계 조사에선 고용이 40만8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입니다. 이는 월간 단위로는 지난 4년 동안 두 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고용 데이터가 발표되자 보합 선에 머물던 미 국채 금리는 10bp 이상 폭등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의 9월 기준금리 인하 베팅은 전날 69%에서 51%로 떨어졌습니다. 올해 기준금리 기대 인하 폭도 49bp에서 40bp로 하락했습니다. ▶프린시펄 에셋의 시마 샤 전략가는 "일자리 증가가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임금도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두 가지 모두 Fed가 완화 정책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Fed가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오늘 같은 뜨거운 고용 데이터가 또 나온다면 인하는 테이블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 긍정적으로 본다면 이렇게 강력한 노동시장으로 인해 미국 경제는 침체 국면에 전혀 가깝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클리어브릿지 인베스트먼츠의 제프 슐츠 전략가는 "5월 고용은 컨센서스를 거의 10만 개나 상회했다. 놀라운 임금 상승률과 결합해서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제거했다고 본다. 실업률이 4%까지 상승했다는 점에서 데이터가 완전히 매파적이지는 않지만, Fed는 인내심을 갖고 3분기 내내 데이터에 의존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월 고용보고서는 강력한 고용 증가와 소비자 지출이 지속할 것이란 시사점을 갖고 있다. 강한 서비스업종의 고용 증가는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서비스 쪽의 활발한 활동을 가리킨다. 시간당 임금 상승과 주당 근로 시간 유지는 고용 소득 성장을 나타내며, 이는 소비 지출 지속을 지원할 것이다. 경제는 아마 차가워지고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차갑지는 않다. 결론적으로 이번 데이터는 Fed가 12월에나 금리를 내릴 것이란 우리 예상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그것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둔화에 달려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씨티와 JP모건은 애초 5월 고용을 각각 14만, 15만 개로 예측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노동시장의 냉각으로 인해 Fed가 7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봤고요. 그러나 5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씨티는 7월 예상을 9월로 늦췄고요. JP모건은 이를 11월까지 미뤄졌습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용 증가 모멘텀은 Fed가 금리 인하를 보장할 수 있다고 밝힌 '광범위한' 노동시장 약화가 실현되기까지 3개월 이상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뉴욕 증시는 그다지 충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0.1~0.3% 수준의 하락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한 시간쯤 지나자 모두 상승세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실업률 4%, 가계 고용 40만8000개 감소를 보면 신규고용 27만2000개가 나타내는 것처럼 노동시장이 강하지 않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입니다. 사실 이번 주 ADP 5월 민간 고용, 4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등에서도 노동시장 둔화 조짐이 나타났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 데이터에서도 경기 둔화 징후가 보이고 있죠.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가계 고용이 5월 40만8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더 깊은 근본적인 노동시장의 약점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가계 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풀타임 고용자는 62만5000명이 감소했고, 대신 시간제 고용자가 28만6000명 증가한 것으로도 집계됐습니다.
▶제너스 핸더슨 인베스터스의 존 커쉬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규고용 27만2000개와 가계 조사 실업자 40만8000명 사이에는 엄청난 간격이 있다. 앞으로 몇 달 안에 고용 수치가 하향 수정되어 이런 차이가 좁혀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높은 기준금리로 인해 경제가 천천히 둔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데이터 대부분이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Fed가 올해 금리를 인하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9월까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가계 조사에서 고용 인원이 40만8000명 줄어들면서 실업률이 증가했는데 이 인원의 대부분이 20~24세 그룹에서 기인했다. 이는 학년 말과 관련된 소음으로 보인다"라고 반박했습니다. 5월은 대학 졸업이 몰려있는 시기입니다.
▶웰스파고는 "신규고용과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강했지만 가계 조사는 실망스러웠다.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는 탄탄한 기업 조사와 불안정한 가계 조사 사이 어딘가에 진실이 있다고 의심한다. 전체적으로 신규고용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노동시장이 그런 데이터가 시사하는 만큼 여전히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웰스파고는 "궁극적으로 Fed는 다음주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Fed가 가을까지 금리 인하를 시작하려면 여름에 몇 가지 느린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제 모든 시선은 다음주 CPI 보고서로 쏠려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헛갈리는 상황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그는 "5월 고용보고서는 Fed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먼저 이 보고서는 냉각 조짐을 보여주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충분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접근 방식은 비대칭적이라는 겁니다. 즉 약한 고용은 인하를 앞당길 수 있지만, 강한 고용이 반드시 인하를 지연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티미라오스는 "인하가 더 미뤄지는 데에는 실망스러운 인플레 수치가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Fed는 다음주 FOMC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논의하지 않기 때문에 이 보고서가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9월까지 나올 다음 몇 달간의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수치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5.1bp 급등한 4.432%로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16.5bp 뛴 4.885%를 기록했고요. 지난 6일 연속 하락세를 보인 뒤여서 반등 폭이 더 컸을 겁니다. 기준금리를 따르는 달러 가치는 한 달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8% 뛴 104.93을 기록했습니다. TD 증권은 "들어오는 데이터로 인해 9월 인하 가능성이 점점 낮아진다면 달러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금 가격은 3% 넘게 떨어져 온스당 231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기술적으로 5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졌습니다. 그동안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속에 올랐었는데요. 강한 고용으로 인해 높은 금리가 더 오랫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 탓입니다. 게다가 지난 18개월 동안 금을 마구 사들이던 중국 인민은행이 5월에 금을 전혀 사지 않았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인민은행은 2월 39만 온스, 3월 16만 온스, 4월 6만 온스 등으로 매입량을 줄여왔습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매입 중단은 그들이 금값의 사상 최고가 앞에서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 증시는 잘 버텼지만, 결국은 소폭 하락세로 마감됐습니다. 다우는 0.22%, S&P500 지수는 0.11% 내렸고요. 나스닥은 0.23% 떨어졌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가 미뤄지면서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1.12%나 급락했습니다. 밈주식 게임스톱은 '울부짖는 고양이' 키스 길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도 39% 폭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3년 만에 재개된 그의 라이브 방송엔 최대 65만 명이 몰렸습니다. 그는 게임스톱 주식과 콜옵션 매입으로 오늘 하루에만 2억3500만 달러 손실이 생겼음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익이 1억4000만 달러가 넘습니다. 오늘 장 막판 주가가 하락한 데에는 다음주 빅 이벤트들이 몰려있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우선 모두가 12일 아침 발표될 5월 CPI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노동시장에서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한, Fed에게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우선이다. 넓게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시장을 진정으로 움직일 데이터는 오늘 고용보고서가 아니라 다음주의 CPI 보고서"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3.5% 상승하는 것입니다. 4월에는 각각 0.3%, 3.4% 올랐었죠. 음식물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0.3%, 3.5%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요. 4월 0.3%, 3.6%보다는 어쨌든 조금 둔화하는 겁니다.
모건스탠리는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해 헤드라인 CPI는 전월보다 0.146% 올랐을 것으로 본다. 또 서비스 인플레이션 둔화로 인해 5월 근원 CPI는 한 달간 0.28% 상승했을 것(연간 3.5%)으로 예상한다. 이런 데이터는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전월 대비 0.22%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에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5월 헤드라인 CPI가 지난 10월 이후 가장 작은 0.1%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휘발유 하락으로 인한 것이다. 근원 CPI는 0.3% 상승했을 것으로 보이며, 동인은 4월과 비슷할 것이다. 자동차 내림세 및 기타 근원 상품의 소폭 하락으로 근원 상품 가격은 0.1~0.2% 내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주거비 및 기타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가운데 근원 서비스 가격은 2개월 연속 0.4% 올랐을 것으로 본다. 근원 CPI가 월간 0.3% 증가하면 전년 대비로는 3년 내 최저치인 3.5%로 낮아질 수 있다. 그리고 5월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2.7%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소폭이지만 물가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고, 특히 월말 발표될 5월 PCE 물가에서는 9월 인하 희망을 재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모건스탠리와 웰스파고 모두 9월 인하를 예상합니다. 전반적으로 물가 관련 데이터는 둔화 추세를 보입니다. 오늘 나온 5월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4월보다 0.6% 떨어졌고, 전년 대비로는 12.1% 내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471달러로 3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도매 휘발유 선물가격은 갤런당 2.4달러 수준으로 앞으로도 휘발유 가격은 더 내려갈 수 있습니다. 12일 아침 CPI가 발표되고 나면 오후 2시 FOMC가 회의 결과를 내놓습니다.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입니다. QT 테이퍼링도 당분간은 그대로 진행되겠지요. 또 제롬 파월 의장은 계속해서 데이터를 지켜보겠다고 강조할 것입니다. 그래서 월가의 관심은 새로 나오는 경제전망요약(SEP)과 점도표에 쏠려 있습니다. 3월 점도표를 통해 Fed 위원들은 올해 3번 인하를 제시했었는데, 이를 두 번으로 낮출지 혹은 한 번으로 낮출지가 핵심입니다. 점도표의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이 4.875%로 올라간다면 올해 두 차례의 25bp 인하만 하겠다는 얘기가 될 것입니다. 물론 시장은 큰 충격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올해 1.4회(40bp) 인하만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도표에서 한 번 인하만을 제시한다면,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또 점도표에서는 3월 2.6%로 제시된 장기 금리(중립 금리) 전망이 또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Fed 위원들이 중립 금리에 대해 파고들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Fed가 다음주 FOMC에서 내놓을 새로운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세 번에서 한 번이 아닌 두 번으로 수정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13일에는 5월 생산자물가(PPI)도 나옵니다. 다소 냉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PPI의 여러 구성요소는 PCE 수치를 예측하는 데 유용합니다.
미 재무부는 다음주 국채를 대량 매각합니다. 10일 3년물 580억 달러어치, 11일 10년물 390억 달러를 경매에 내놓고요. FOMC가 열리는 수요일을 건너뛴 뒤 13일 30년물 220억 달러어치를 다시 판매합니다. 5월 CPI에 따라 수요가 출렁일 수 있습니다.
다음주 일본은행(BOJ)의 정책 회의도 열리는데요. 금리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분기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성장이 전 분기 대비 연율 2.0% 위축되었죠. 또 4월 임금 데이터에서 정규직 근로자의 기본급은 전월의 연간 성장률 2.1%가 유지되었습니다. 다만 채권 매입 속도는 낮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요인이 일본의 금리와 엔화 가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주에는 미시 경제 쪽에서도 빅테크 중심으로 큰 이벤트가 줄을 잇습니다.
애플은 10일 월요일 오후 1시(미 동부시간) 세계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개최합니다. 월요일에 시작해 다음주 내내 진행됩니다. 애플의 주가는 올해 초 매출 성장 둔화와 AI 분야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로 급락했었는데요. 최근 한 달 새 WWDC에서 AI 전략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 속에 급등해서 이제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오늘도 1.24% 오르면서 196.8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애플의 주가는 작년 2분기부터 168~198달러 사이에서 머물러 왔습니다. WWDC는 애플 주가가 1년간 형성된 박스권을 깨고 올라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나올 아이폰16에 온디바이스 AI가 탑재될 것으로 널리 예상한다. 시리도 AI로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아이폰 판매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들리는 것만큼 미친 소리는 아니다. 과거 더 큰 화면, 5G 등과 같은 주요 업그레이드는 강력한 아이폰 교체 주기와 관련 있었다"라고 썼습니다. 다만 "AI 휴대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아직 다소 불분명하다. IDC 추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출시 이후 첫 AI폰을 약 1300만대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엔비디아의 주식은 월요일 10대 1 분할된 뒤 첫 거래를 시작합니다. 주식을 분할한 회사는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주식 분할을 발표한 주식의 평균 수익률은 주식 분할 발표 후 12개월 동안 약 25%인 반면, S&P500 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12%입니다.
테슬라는 13일 주주총회를 열고 일론 머스크에 대한 560억 달러 주식보상계획을 인정할지를 투표합니다. 델라웨어 법원에서 2018년 보상계획을 무효로 한 탓입니다. 이 보상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머스크가 테슬라를 떠나거나 태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X에 게시한 글에서 "25% 의결권(지분) 없이 테슬라를 AI 및 로봇 공학 분야의 리더로 성장시키는 것은 마음이 불편하다. 이 정도의 지분을 갖지 못한다면 테슬라 외부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CNBC는 이번주 "머스크가 애초 테슬라에서 주문한 AI 반도체 칩을 X와 xAI에 먼저 배송하도록 지시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웨드 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보상 패키지가 대부분 투자자로부터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2024년에 주식에 큰 걸림돌(overhang)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일부 주주는 보상안 승인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초대형 연기금인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의 마시 프로스트 CEO는 "우리는 그에 대한 보상이 회사의 성과에 비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SOC 투자그룹도 "엔비디아 칩을 X와 xAI로 돌린 것은 테슬라 CEO에 대한 이사회의 감독 부족으로 인해 CEO가 테슬라를 자신의 금고처럼 취급한 또 다른 예"라면서 반발하고 있고요. 뉴욕시 공무원 퇴직연금, 노르데아 펀드 등도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또 오라클과 브로드컴이 각각 화요일과 수요일 장 마감 뒤에 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이들의 AI 관련 실적이 주목받을 것입니다. 브로드컴은 이번 주에만 6% 넘게 올랐습니다. 세계 투자자들은 여전히 여전히 미국 주식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최근 유럽에서 개최한 EMEA 투자 포럼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유럽 투자자들은 올해 미국에서 가장 높은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다수는 올해 남은 기간 주식에 대해 강세 또는 중립 전망을 갖고 있으며, 단지 8.3%만이 약세 전망을 갖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큰 위험으로는 지정학적 요인이 꼽혔습니다. 여기엔 중동 등의 확전 위험뿐 아니라 미국 대선 등 선거 결과도 포함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