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불의 판화들 = 서울 성북동에 있는 BB&M 갤러리에서 이불 작가의 판화 연작을 소개하는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판화 전문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싱가포르의 STPI 크리에이티브 워크숍과 협업해 만든 신작들로, 구리 분말이나 철가루 같은 비전통적인 재료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무제-CC' 연작은 작가의 사이보그 조각을 이차원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구리 분말이 산화되며 발생하는 푸른 색감과 물성이 추상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무제-SF' 연작 역시 수천 개의 거울 조각으로 이뤄진 이불의 설치 작품을 바탕으로 했다.
이밖에 작가가 STPI 레지던시 기간 중 제작한 드로잉과 콜라주를 바탕으로 한 '무제-SI'와 '무제-PI', 전통 판화 기법인 에칭 기법을 이용한 '무제-WE' 등 5개 연작을 선보인다.
전시와 함께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작가의 주요 인터뷰를 모은 책 'Lee Bul: In Her Words'도 출간됐다.
이불 작가는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올해 9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외관에 조각 작품을 설치할 계획이다.
전시는 15일까지. ▲ 거장들의 종이 작품들 = 서울 청담동 오페라갤러리는 파블로 피카소와 앙리 마티스 등 미술사 거장들의 종이 작품을 소개하는 '워크스 온 페이퍼'(Works on Paper)전을 10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연다.
미술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이 작업의 예술적 가치와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전시다.
피카소와 마티스, 마르크 샤갈, 게오르그 바젤리츠 등 유명 작가 15명의 종이 작품을 통해 종이 작업이 단순히 스케치나 초기 아이디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독립된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 학고재, 작가 듀오 로와정 개인전 = 노윤희(43)와 정윤석(43)으로 이뤄진 작가 듀오 로와정의 개인전 '눈길에도 두께와 밀도가 있다'가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리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 과정과 결과의 관계 등을 이야기한 작품 등 19점 설치 작업이 나왔다.
봉에 매달린 푸른 쪽빛의 커튼에는 뭔가 글자가 적혀 있다.
커튼이 말려 있어 온전히 읽을 수 없는 문구는 '땅에 발을 딛고도 매달려 있는 기분입니까?'다.
커튼은 매달려 있지만 아랫부분은 땅에 닿아 있어 매달린 것일 수도, 그렇지 않은 것일 수 있는 상태다.
수직 벽면에 설치된 파이프에서는 소금이 조금씩 떨어진다.
떨어진 소금 밑에서는 회전하는 모터에 달린 빗자루가 소금을 둥글게 쓸어내며 흰색의 원형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소금이 떨어지고 쓸리는 과정을 거쳐 이미지는 계속 변해간다.
결과가 과정이 되고 과정이 결과가 되는 순간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반영한 작업이다.
전시는 7월6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