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덴마크 총리 폭행…"EU 정치분열 위험 수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지난 7일 코펜하겐 광장에서 한 남성에게 공격당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슬로바키아 총리가 피격당한지 3주 만에 덴마크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며 극단주의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덴마크 총리실은 8일 성명을 통해 전날 공격을 당한 프레데릭센 총리가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고 경미한 목뼈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리가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았다"며 이후 일정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39세 남성으로 알려진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돼 최소 이달 20일까지는 구금될 예정이다.

유럽 정치인들은 덴마크 지역에서 유럽연합(EU) 선거 도중 프레데릭센 총리가 폭행을 당한 데에 대한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유럽에서 우리가 믿고 싸우는 모든 것에 어긋나는 비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며 "총리가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덴마크 경찰은 용의자가 당시 술과 마약에 취해있어 정치적 의도없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트린 몰러 코펜하겐 경찰 조사관은 리차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총리에 대한 계획된 공격이었다고 보지 않는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은 폭행범은 덴마크에 머물고 있는 폴란드 시민이라고 밝혔다. 용의자 변호사는 8일 코펜하겐 법원에서 "정치적 동기를 나타내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유럽에서 정치 지도자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는 만큼 이번 사건이 정치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친러시아 성향의 로베르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가 총격을 당해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가 최근 회복해 퇴원했다. 독일에서는 지난 4일 시의원 후보가 흉기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