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성과가 있는 곳에 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국내 증시 매력을 높이기 위한 ‘밸류업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세제 등 인센티브를 제대로 준비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해외로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밸류업 정책을 제대로 설계해 증시 매력을 높이고 ‘개미’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기업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제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9일 “국내 증시는 총 주식 수가 점점 늘어나고 주요 기업의 자기자본이 너무 많다”며 “알짜 자회사 중복 상장 방지, 엉터리 기업 상장 금지, 매입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시장 매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기업은 주주 중심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고, 정부도 운동장을 잘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밸류업 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주주는 배당받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돼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기 때문에 배당을 늘릴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배당이 분리과세되면 1400만 주식투자자가 배당을 현재보다 두 배씩 받게 되고, 외국인까지 대거 들어와 시장 전체가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내년 시행될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개미들을 돌아오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대주주가 아닌 일반 투자자는 국내 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금투세가 도입되면 국내 주식에서 5000만원 이상 수익이 날 경우 22%(3억원 초과는 27.5%)의 세금을 내야 한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