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양식 수산물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자연산 수산물 어획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7일 세계 어업 및 양식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양식과 자연산 수산물 규모(수생 동물 기준)가 모두 1억8500만t으로 전년보다 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양식 수산물 생산량은 330만t 증가한 9440만t으로 51%를 차지해 자연산 어획·채취량보다 많았다. 마누엘 바랑헤 FAO 양식부문 대표는 “오메가3 등 생선의 영양학적 이점이 크고 육지 생물 식품에 비해 환경 피해가 덜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양식업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2032년까지 세계 양식 생산량이 1억1100만t으로 급증하고 자연산 어획물도 9400만t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FAO는 세계인에게 충분한 단백질을 제공하고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어획물 증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FAO는 소수 국가가 양식업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방글라데시, 필리핀, 한국, 노르웨이, 이집트, 칠레 등 10개국이 세계 양식 생산량의 89.8%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많은 저소득 국가가 지속 가능한 양식업을 할 수 있도록 기술 이전과 투자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수산물 소비량은 1억6250만t으로 1961년 이후 인구 증가율의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세계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1961년 9.1㎏에서 2022년 20.7㎏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수산물 생산량 가운데 89%는 인간이 식용으로 소비하고, 나머지는 사료나 기름 생산용 등으로 쓰인다. 40년 전에는 자연산 어획물의 40%가 동물 사료로 사용됐는데 지금은 20% 미만으로 줄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