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평결 이후 경합주서 잇달아 유세…"선거 이기려 아무 이유 없이 기소"
과거 전몰장병 폄훼 발언 보도 부인…"좌파 미치광이가 만든 가짜 이야기"
바이든 전기차 정책 비판하면서도 "나는 전기차 빅팬…단거리 이동시 O.K"
트럼프 "헛소리·홍보쇼"…네바다 찾아 바이든 국경정책 비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성 추문 입막음 돈 재판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뒤 처음으로 대규모 옥외 선거 유세를 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국경 정책 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자신이 과거 재임 중 프랑스를 방문했을 당시 전몰 미군을 폄훼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가짜 이야기로 규정하고 반박하면서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와 함께 이를 대선 승리를 위한 일종의 '사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대규모 야외 유세를 열고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불법 입국자의 망명 제한 정책에 대해 "늦었으며 약하고 비효율적"이라면서 "홍보 전략", "헛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4년간 부패한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어느 때보다 많은 불법 외국인이 들어오도록 했다"면서 "그들은 미국을 파괴하고 있으며 상상할 수 없는 짓을 하고 있다.

그들은 미국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바이든 아래 만들어진 새 일자리는 100% 불법 외국인에게 간다"라면서 "국경에서의 악몽으로 바이든은 미국의 모든 노동자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흑인 및 히스패닉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노조도 죽이고 있다"면서 "바이든이 정말로 (불법 이주민) 침략을 막기를 원한다면 그가 해야 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의 모든 국경정책을 다시 시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유죄 평결을 받은 성 추문 입막음 돈 재판을 비롯한 형사 사건과 관련, "국경이 뚫렸고 금리가 높은 데다 세금도 이전에 보지 못한 수준에 있다면 당선될 수가 없다"면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법무부를 무기화했다"고 재차 주장한 뒤 "나를 아무 이유 없이 기소할 때 완전히 새로운 상자가 열렸다"면서 유죄 평결 이후 대규모 소액 정치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을 강조했다.

이어 "어느 때보다 여론조사 수치가 높다"면서 "그것은 조작하기에는 너무 큰 수치(too big to rig)"라고 말했다.

트럼프 "헛소리·홍보쇼"…네바다 찾아 바이든 국경정책 비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무능력하고 재판을 감당할 수 없어서 면죄부를 줬다"면서 "바이든은 재판을 감당할 수 없는데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은 허용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이 1차 세계 대전 전몰장병을 향해 '호구', '패배자'라고 말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 "급진 좌파 미치광이가 만들어낸 이야기"라면서 "장군과 군인들하고 같이 서 있는데 '이 사람들은 호구와 패배자'라고 말한다고 생각해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허위 정보"라면서 "나는 군이 투표소에서 (내게 투표하는 방식으로) 반란(revolt)을 일으키면서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라고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누구도 나만큼 군을 사랑하지 않으며 (나 만큼) 군을 대우해준 적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의 한 시사 매체는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앤마른 미군 묘지 참배를 취소하면서 이곳에 묻힌 미군 전몰군인에 대해 호구", "패배자" 등으로 칭했다고 2020년 9월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는 물론 최근에도 이 보도를 거론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 국빈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이날 앤마른 미군 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이 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지원 기조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정책대로 하면) 2030년까지 6년 남았는데 그때까지 모든 게 전기차로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나는 전기차의 빅팬(big fan)"이라면서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전기차를 원하는 특정한 사람들이 있으며 그건 괜찮다(O.K)"라고 말했다.

이어 "휘발유나 경우, 하이브리드차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생각에 하이브리드가 (순수 전기차보다) 더 나은 솔루션"이라면서 "공화당은 상식의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서비스 산업 종사자가 많은 네바다주의 유권자를 겨냥, 팁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세는 섭씨 38도가량의 무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유죄 평결이 난 이후 6일 애리조나주에서 유권자와의 대화 행사를 가진데 이어 이날 네바다주에서 대규모 유세를 개최하는 등 남부 경합주 공략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