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계열 정당이 약진하면서 유럽의 '우향우'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사진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한 투표소./사진=연합뉴스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계열 정당이 약진하면서 유럽의 '우향우'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사진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한 투표소./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 중도우파가 1위를 사수한 가운데 극우정당이 약진하며 유럽 정치 지형의 ‘우향우’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의회가 10일 오전 0시께 발표한 잠정 예측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제1당 격인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체 720석 중 191석(26.53%)을 얻어 유럽의회 내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1차 예측 결과에서는 181석이었으나, 개표가 먼저 끝난 회원국 집계 결과 등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예상 의석 수가 더 늘어났다.

기존 의석수(705석 중 176석, 25.0%)보다 비중이 다소 늘었다. 최종 개표 결과에서 소폭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제1당 자리는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게 됐다. EPP도 선거 결과를 두고 승리를 일찌감치 자축했다.

강경우파와 극우 성향 정치세력은 예고된 대로 약진했다. 다만 선거 전 여론조사 수준에는 미치진 못 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는 압승하거나 확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강경우파 성향 정치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은 현재 69석(9.8%)에서 71석(9.86%)으로,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49석(7.0%)에서 57석(7.92%)으로 의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현 의회와 비교하면 ECR과 ID 의석 총합은 10석이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정치그룹에 속하지 않은 무소속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의 약진도 눈에 띈다. ‘독일대안당(AfD)’은 독일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2위를 차지, 유럽의회에서 적어도 1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의회 대변인은 “올해 선거 투표율이 다수 회원국에서 증가함에 따라 51%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2019년 투표율(50.66%)를 상회하는 것으로, 1994년(56.67%)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유럽의회는 개표 결과를 반영한 최종 결과를 10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