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기습 공격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콜롬비아, 쿠바 등 중남미 좌파 정권들을 겨냥해 경고성 발언을 이어갔다. 중남미 국가에 대한 군사 개입까지 시사하며 서반구 지배 야욕을 숨기지 않아 ‘돈로주의’(도널드 트럼프+먼로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중남미 추가 군사 개입 시사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미국이 실제로 콜롬비아를 상대로 군사 작전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좋은 생각 같다”고 답했다. 콜롬비아 공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는 아주 병든 나라”라며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역겨운 남자(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가 이끌고 있는데, 그는 아주 오래 그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쿠바를 두고서는 베네수엘라가 지원하던 자금이 끊기기 때문에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우리가 논의할 대상이 될 것”이라며 “쿠바는 실패한 국가”라고 했다. 또한 멕시코의 마약 밀매 단속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이 멕시코를 통해 쏟아지고 있으며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을 훌륭하다고 평가하기는 했지만 그가 멕시코 내 카르텔 때문에 묶여 있다고 했다. 베네수엘라와 관련해서는 국정 책임자가 미국임을 강조하며 “처신을 잘하지 않으면 우리는 2차 공습을 하겠다”고 압박했다.◇거침없는 돈로주의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며 미국에 날을 세우던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통령이 돌연 태도를 바꿔 미국과의 협력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4일(현지시간) SNS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이 국제법의 틀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공동 발전을 지향하는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우리 국민과 우리 지역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와 대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며 협력 의사를 강조했다. 이어 “베네수엘라는 평화와 평화적 공존에 관한 약속을 재확인한다”며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균형 있고 상호 존중하는 국제 관계로 나아가는 것을 우선시한다”고 했다.AP통신은 “주말 동안 트럼프 행정부에 강경한 저항 의지를 드러낸 연설을 한 것과 달리 SNS에 영어로 올린 이번 성명은 극적인 어조 전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을 비롯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충성을 보이며 미국에 맞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 열린 비상 내각회의에서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석방을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는 발언에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처신을 잘하지 않으면 2차 공습을 하겠다”며 압박에 나서자 방향을 튼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플로
미국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됐지만 국제 유가는 오히려 하락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 원유시장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은 한국시간 기준 5일 오전 8시 전장보다 1.2% 떨어진 배럴당 60달러까지 내려갔다. 이후 반등해 60~61달러 수준에서 움직였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도 이날 오전 8시 전장보다 1%가량 떨어진 배럴당 56.56달러까지 밀렸다.컨설팅 업체 에너지에스펙츠 설립자인 암리타 센은 “미국의 개입이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시장 복귀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이런 기대가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것으로 확인된 석유는 3000억 배럴이 넘는다. 세계 최대다. 지금은 원유 생산량이 하루 100만 배럴 정도에 불과하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안전자산인 금과 은의 가격은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금 현물 가격은 1.77%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4409.06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은 현물 가격도 3.48% 오른 트로이온스당 75.35달러를 나타냈다. 귀금속 정제업체 MKS팸프의 니키 실즈 리서치 총괄은 “시장은 베네수엘라 리스크뿐만 아니라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과 군사적 접근까지 함께 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김주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