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통업자들이 주로 네이버쇼핑과 쿠팡 알고리즘을 공략하듯, 해외에서는 ‘아마존 공략비법’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10일 외신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같은 상품에는 하나의 상세페이지만 제공하고, 이곳에 여러 판매업체를 나열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모든 판매업체가 동일하게 나열되지 않고 맨 위에 ‘추천 판매자’를 띄운다. 이른바 ‘바이박스(Buy Box)’다. 바이박스에 들어가느냐 못 들어가느냐에 따라 상품 매출은 극단적으로 나뉜다.

아마존 상품판매업자는 추천 판매자로 꼽히는 것을 “바이박스를 차지한다”고 표현한다. 주요 바이박스 공략집은 공통으로 아마존 물류시스템(FBA)을 이용하라고 추천하고 있다. 또 아마존은 빠른 배송과 낮은 오배송률,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법인 등 자격을 갖춘 전문사업자 등에 가점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바이박스 관련 알고리즘을 크게 10번 수정했다. 지난해부터 적용되는 것은 ‘A10 알고리즘’이다. 리프라이서닷컴에 따르면 A9에 비해 A10은 가격보다 정확한 제품 추천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광고비를 내면 순위를 높여주는 스폰서 링크 비중이 A10부터는 다소 낮아졌다. 이 매체는 A10 알고리즘에서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전문적인 사진 촬영 △읽기 쉽고 명확한 설명서 작성 및 키워드 사용 △외부 트래픽 증대 등의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가격을 미미하게 낮추는 것보다는 ‘때깔 좋은’ 사진을 찍은 판매자가 선택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조언이다.

아마존 외에 테무 등 새로운 플랫폼이 활성화하면서 유통업자들은 이들의 알고리즘을 파악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쓰고 있다. 쇼핑몰별로 페이지 운영 방침과 상위 노출 알고리즘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각 쇼핑몰 정보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소비자 선호도와 알고리즘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수집 프로그램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상위 노출을 대행해주는 컨설팅업체도 활황이다. ‘쇼핑몰 통합관리 솔루션’ ‘AI 노출 로직 컨설팅’ ‘온라인 마케팅 통합 대행’ 등으로 선전한다. 같은 상품을 여러 판매자가 등록해도 리뷰를 묶어 관리하는 쿠팡과 아마존에서 ‘주 판매자’로 선정되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곳도 있다. 온라인 쇼핑업계 관계자는 “쇼핑몰별로 제품 상세페이지 공유 유무, 판매량 반영 정도, 신제품 가중치 등이 제각각”이라며 “초보 판매자에겐 쇼핑몰 방침과 알고리즘을 미리 공부하는 게 필수”라고 말했다.

부정행위와 꼼수도 흔하다. 대표적인 것이 클릭당 광고(CPC 광고)에 경쟁사 상품을 걸어놓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중소 마스크팩 판매자가 자사 상품 대신 유명 제품인 ‘메디힐 콜라겐 마스크팩’ 키워드에 광고비를 집행해서 고객을 자기 제품으로 유입시키는 것이다. 상품 가격을 깎는 대신 배송비를 높이고, 연관이 없는 상품의 키워드를 태그로 등록해 유입을 노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김대훈/이상은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