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플랫폼 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플랫폼에 적용된 추천 알고리즘도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단순히 소비자가 장바구니에 담았거나 구매한 제품의 연관 상품을 추천해주는 걸 넘어 소비자가 관심 있게 본 상품의 색상, 디자인 요소까지 고려한 ‘초개인화’ 추천으로 발전하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 3월 인공지능(AI) 초개인화 서비스인 ‘AI픽’을 도입했다. 추천 알고리즘에 자체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소비자의 구매·검색·클릭 이력 등을 분석함으로써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추출한다. 여기에는 수개월 치 장기(long term) 데이터는 물론 앱에 접속한 당일 둘러본 상품 등과 같은 단기(short term) 데이터가 복합적으로 활용된다.

평소 밀키트를 자주 구매한 소비자가 오늘 SSG닷컴에 들어와 짜장면 상품을 검색했다면 AI가 ‘밀키트를 선호하는 고객이 중식 메뉴를 먹고 싶어 한다’고 판단해 다양한 중식 밀키트를 추천 상품에 띄워주는 방식이다. 패션, 뷰티 등 카테고리는 상품보다는 브랜드가 더 중요한 고려 요소인 만큼 소비자의 구매 패턴으로 선호하는 분위기의 브랜드를 파악해 추천 상품을 정렬한다.

AI픽으로 추천한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은 ‘클릭 효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노출 횟수 대비 소비자가 실제로 클릭한 횟수를 클릭 효율, 즉 CTR(Click Through Ratio)이라고 하는데 AI픽으로 추천한 상품의 CTR이 일반 상품보다 5배 높았다. CTR이 높을수록 ‘클릭’이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올라가고 연계 구매 가능성도 커져 객단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제대로 된 추천 알고리즘으로 플랫폼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G마켓도 지난해 AI 기반 초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앱에 적용했다. 앱에 접속하자마자 보이는 홈 화면이 소비자마다 다르게 표출된다. 개편 이전에는 ‘20대 여성’ ‘40대 남성’ 등 소비자를 큰 그룹으로 나눠 그에 맞는 추천상품을 보여줬는데, 개편 이후에는 소비자가 최근 구입하거나 둘러본 상품, 검색 빈도, 상품 페이지별 체류 시간은 물론 ‘어떤 브랜드’에서 ‘어떤 디자인’과 ‘어떤 색상’의 제품을 찾아봤는지 분석해 취향에 맞는 추천상품을 내놓는다. G마켓의 CTR은 이전보다 20% 올랐다.

패션 플랫폼에서도 추천 알고리즘이 활발하게 사용된다. 일반 공산품보다는 추천 과정이 상대적으로 복잡한데, 가격뿐 아니라 소비자의 개성과 디자인 취향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