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B100, 한경DB
사진=INB100, 한경DB
그룹 엑소 첸, 백현, 시우민(이하 첸백시)과 원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또 한 번 대립 구도에 놓였다. 첸백시의 현 소속사 INB100이 SM으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받았다며 전면전을 선포하자 SM은 "깊은 유감"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SM은 10일 오후 INB100와 모회사 원헌드레드 측의 기자회견이 종료된 뒤 "MC몽과 차가원 원헌드레드 회장이 템퍼링을 '가족 이상의 관계'라고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SM은 "이 모든 사건의 본질은 당사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MC몽, 차가원 측의 부당한 유인(템퍼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오래전부터 MC몽, 차가원 측은 당사와 전속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어 있는 여러 아티스트들에게 접근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첸백시 측은 유효하게 체결한 재계약을 무효화하기 위해 갖은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당사는 인내심을 가지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결과적으로 개인 활동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첸백시의 요청을 수용했다"면서 "당사와 첸백시의 전속계약은 현재도 유효하지만, 개인 법인을 통해 개인 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하는 한편, 첸백시는 개인 법인 매출의 10%를 지급하는 등으로 합의서에 스스로 날인했다"고 전했다.

유효한 계약에 대해 수정해줄 의무가 없음에도 엑소 그룹 활동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 지난해 합의를 진행했다는 게 SM의 설명이었다.

SM은 "오늘 명확히 확인된 바와 같이, 첸백시의 INB100은 첸백시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첸백시의 INB100은 어느새 MC몽, 차가원 측의 자회사로 편입된 상황"이라면서 "이미 충분히 짐작하고 있던 부분이지만, 금일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밝힌 내용을 통해 첸백시에 대한 템퍼링이 분명한 사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년 첸백시와 합의서를 체결할 당시 MC몽, 차가원 측과 첸백시 간 템퍼링에 대한 부분을 문제 삼지 않는 대외적 메시지를 배포하면서까지 엑소를 지키고자 노력했던 당사는 오늘 기자회견을 접하고는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 엑소를 향한 당사의 진심을 더 이상 왜곡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첸백시가 합의서에 명시된 '개인 활동에 대한 매출 10%를 지급한다'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도 "엑소 멤버로서의 권리·이점만 누리고, 약속·의무는 팽개치려 한다"고 직격했다.

SM은 '개인 법인 매출의 10%를 지급하라'는 요구와 관련해 "당사와 엑소 중국 멤버들과의 전속 계약 분쟁 시에 법원의 중재에 따라 실제로 실행됐던 기준이며, 이미 선례가 있는 합리적인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중재로 도출됐던 기준을 첸백시 건에도 적용했으며 실제 합의 과정에서도 이러한 요율에 대해 상호 논의되어 체결이 완료되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SM은 "INB100은 어느새 MC몽, 차가원 측의 계열사로 편입됐고, 이제는 합의서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당사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는 엑소 멤버로서의 권리와 이점만 누리고, 의무는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첸백시는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된 계약 자체를 반복해 무시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해당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이 2개월 동안 없었다는 INB100의 문제 제기에는 "엑소 멤버 중 디오, 첸, 수호가 각자 개인 앨범 및 콘서트, 작품을 통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해 그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를 문제 삼지 않아 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차가원 피아크 회장 /사진=뉴스1
차가원 피아크 회장 /사진=뉴스1
INB100 측은 지난해 합의서를 작성할 당시, SM이 카카오를 통한 유통 수수료율 5.5% 보장을 약속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기에 '매출 10% 지급' 의무도 이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가원 회장은 "SM과의 전면전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SM은 "당사가 첸백시와의 분쟁 과정에서 첸백시 측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유통사와 협상이 잘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언급한 부분이다. 애당초 당사가 다른 유통사의 유통 수수료율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합의서 체결 과정에서 첸백시 측이 유통 수수료율 관련 내용을 합의의 조건으로 넣어 달라 하였는데, 당사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므로 합의서 내용에는 포함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해당 규정을 삭제해고, 이에 따라 합의서 체결본에는 해당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유통 수수료율 조정이 어렵게 되면서 ▲SM에서 발매할 예정이었던 솔로 앨범을 개인 법인에서 발매할 수 있도록 하고, ▲백현이 일방적으로 취소한 일본 공연의 위약금도 SM이 지불하는 등의 배려를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첸백시 및 INB100이 SM이 주요 주주로 있는 타 유통사와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해 그에 따라 음원·음반 유통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어 특별히 손해를 입은 것도 없다고 했다.

합의 전후의 정산 자료를 제공하라는 IBN100 측의 주장도 "트집 잡기"라고 했다.

SM은 "엑소 데뷔 이래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의 개정 전까지는 연 2회, 개정 후에는 매월 정산을 진행했다. 아티스트가 수입분배 및 지급내역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아티스트의 연예활동과 관련된 지출비용은 정산 시마다 출력해 가져갈 수 있도록 제공했다. 아티스트가 요청하는 경우 회사 회계 시스템에 기록되어 있는 별도 회계자료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의 아티스트는 수입분배 및 지급내역을 확인한 후 정산내역에 대해 자필서명을 했고, 첸백시는 정산자료 제공에 대해서 전혀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가 재계약의 효력을 부정하려 하던 2023년 4월부터 갑자기 정산근거 사본 일체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첸백시 측은 당사가 정산자료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전속계약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전속계약을 무효화하기 위해서 정산자료 제공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SM은 "첸백시의 정산자료 제공이 부정한 저의에 기초한 것이어서, 정산자료 열람은 가능하지만 사본까지 제공하라는 요구를 처음에는 수용하지 않았다"면서 제3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우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산자료의 근거가 되는 아티스트별 구체적인 활동내역이나 정산요율은 SM의 노하우와 영업비밀로 보호되어야 하는 정보다. 아티스트 간에도 정산요율은 개별적으로 협상되는 것이어서 이것이 공개될 경우의 파장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INB100에 맞서 법적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SM은 "금일 기자회견에서 첸백시의 법률대리인인 이재학 변호사는 첸백시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의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인이고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주체'라고 언급했다. 그러한 본인들이 고용한 대형 로펌과 당사간의 1년 6개월여 간의 협의를 통해 체결한 재계약 및 합의서에 대해 무효 주장을 되풀이하는 행동을 더이상 인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사는 본인들의 사익 추구를 위해 전속계약에 이어 합의서까지 무효라는 주장을 매번 되풀이하는 첸백시의 행동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첸백시 측은 여론전을 통해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려 하지만 당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법원을 통해 첸백시 측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