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대통령궁에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대통령궁에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10일 양국 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데 합의했다. 양국 정부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투르크메니스탄 갈키니쉬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건설 사업과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사업을 수주하는 데 필요한 기본합의서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첫날인 이날 투르크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은 에너지, 플랜트, 무역 분야 등의 협력을 강화하는 MOU를 여덟 건 체결했다. TIPF는 자유무역협정(FTA)과 큰 틀에서는 비슷하지만, 시장 개방에 부정적인 국가들과 공급망 등의 협력을 강화할 때 맺는 협정이다. 최근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FTA 대신 TIPF 체결을 선호하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투르크 국영가스공사는 갈키니쉬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기본합의서도 체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09년 이 가스전 1차 탈황설비를 수주한 적이 있는데, 당시 규모는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였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투르크 국영화학공사는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2단계 협력합의서도 체결했다. 이 플랜트는 지난해 가동이 중단됐는데, 투르크 정부는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투르크가 계획 중인 비료 생산공장 건설 사업 수주를 위한 우호적 여건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및 신도시 관련 MOU도 체결했다. 투르크가 추진하는 신도시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은 투르크를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국빈 방문한다. 순방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 80여 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K실크로드’ 구상을 구체화한다. 인도·태평양,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연대 구상에 이은 세 번째 지역 외교 전략으로 역내 경제 교류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한·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창설하고, 내년에 한국에서 첫 회의를 열 방침이다.

아시가바트=도병욱 기자/양길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