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소 멤버 첸(왼쪽부터), 시우민, 백현. 사진 뉴스1
그룹 엑소 멤버 첸(왼쪽부터), 시우민, 백현. 사진 뉴스1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전속계약 중인 주요 그룹 엑소(EXO)의 일부 멤버들과 계약 조건을 두고 분쟁이 일어난 영향이다.

계약조건 두고 '전면전' 예고…주가 하락세

11일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3.15% 내린 8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목인 JYP엔터테인먼트가 2.77% 오른 5만9300원, YG엔터테인먼트가 1.09% 오른 4만165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라시 루머 이어 첸백시와 전면전…SM엔터 주가 또 '출렁'
SM엔터테인먼트의 하락세는 전날 그룹 엑소의 유닛그룹 '첸백시' 멤버들인 첸·백현·시우민 등이 SM엔터와의 계약조건이 부당하다고 주장하자 SM엔터가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등 '전면전' 양상이 불거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SM엔터는 지난해 6월 초 첸백시와 SM의 갈등이 표면화한 당시에도 주가가 7%대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엑소 첸백시 측은 서울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SM엔터가 합의를 통해 약속한 음반유통수수료율 5.5%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SM엔터가 아티스트의 개인활동 매출 10%를 지급하라는 등의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으며, 정산 근거자료를 주지 않고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SM엔터는 이에 대해 부당한 처사로 주장한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며 "첸백시 측에 비밀유지 의무 부과 등 필요 수단을 취하며, 법적 절차 내에서 정산 관련 쟁점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는 반박문을 냈다. 이어 "첸백시는 EXO 멤버로서 권리와 이점만 누리고, 의무는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당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며 법원을 통해 첸백시 측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강경 방침도 밝혔다.

갈등 심화하면 활동 차질 가능성도…'그만큼 매출 타격'

엑소 첸백시는 엑소 전체 구성원을 아우른 '완전체' 활동을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하고, 개인과 엑소 첸백시 유닛그룹으로서의 활동은 별도 소속사인 INB100을 통해 하는 '투 트랙' 구조를 하고 있다.

첸백시 측과 SM엔터와의 정식 법적 분쟁이 일어날 경우엔 엑소 완전체 등의 향후 활동에도 일부 제약이나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이 경우엔 SM엔터가 그만큼 매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기준 SM엔터 음반 전체 매출에서 첸백시가 30%가량 비중을 차지했다.

첸백시 측은 이날 "전날 기자회견은 아티스트 개인 명의 활동에 대한 매출액 10%를, 먼저 약정 위반한 SM에게 지급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내용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며 "엑소 완전체 활동의 지속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실적은 오른다는데…외부요인에 '흔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일간 약 7% 하락했다. 1년 전에 비하면 주가가 20%가량 빠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올해 SM엔터의 매출액이 1조552억원으로 전년대비 9.79%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1345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18.57% 뛸 것이라는 게 컨센서스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M엔터는 동종업계에서 전년 대비 실적 성장 부담이 가장 적은 회사"라며 "최근 컴백한 에스파의 성적이 양호하고, 하반기엔 라이즈와 NCT위시의 컴백 등이 예정돼 있다"고 분석했다. "고연차와 저연차 (아티스트)간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으며 K팝 비즈니스모델(BM)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엔 실적 펀더멘털과는 별개인 외부 요인에 주가가 잇따라 출렁이는 모양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일엔 전날보다 주가가 8.18% 내려 올들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날 하루 증발한 시가총액이 1722억원에 달한다.

당시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관련 ‘지라시’ 때문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같은날 저녁 SM엔터테인먼트는 "자극적인 내용의 루머가 무분별하게 유포·재생산되고 있으나 확인 결과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다음날인 5일엔 주가가 다시 올랐으나 첸백시와의 갈등 전면화 분위기에 상승분을 다시 반납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