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남풍 대북전단 살포 전망
풍선·확성기 전쟁 이어질 듯
北, 서해서 물리적 도발 가능성
탈북민단체 대표 A씨는 대북 전단 살포 계획과 북한의 대응 전망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남북 간 ‘풍선 전쟁’의 향방은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부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이번주에는 남풍 계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돼 대북 민간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띄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이후 북한은 북풍이 불 때를 기다렸다가 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할 것이란 관측이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주 후반까지 수도권과 접경 지역 등에서는 남서풍 등 남풍 계열 바람이 예고돼 있다. 탈북민단체 등 대북 민간단체들은 접경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살포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단체가 “김정은이 사과하지 않는 한 전단 살포는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북풍이 불 때를 노려 우리 지역에 많은 오물풍선을 낙하시켰다. 하지만 지난 9일엔 서풍이 불 때 풍선을 띄워 4분의 1 정도만 남한에 날아왔다. 따라서 남한에 피해를 주는 게 목적이라면 북풍이 불어올 때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반도 기후 특성상 여름에는 남풍 계열 바람이 주로 부는 게 변수다.
우리 군은 북한이 오물풍선 외에 다른 방식으로 도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담화에서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한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남 확성기 방송이나 서해상에서의 물리적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9일 북한군 일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퇴각했다”고 발표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 20~30명이 작업 중 MDL을 넘었지만 의도적으로 침범하려는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반도 긴장 국면에서 북한이 MDL 침범 행위를 통해 우리 군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일종의 ‘탐색’에 나선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