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항만 노조가 해운사들의 항만 자동화에 반발하며 10일(현지시간) 임금 협상을 중단했다. 이들이 파업을 예고하면서 지난해 서부 항만 노조 파업으로 촉발된 물류대란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동부 항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 해운동맹(USMX)과의 협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ILA는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가 앨라배마주에서 ILA 인력 없이 트럭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자동 제어 관문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마스터 계약(해당 노조 사업장에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기본 계약) 협상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ILA와 USMX가 2018년 9월 체결한 계약은 오는 9월 30일 만료된다. 양측은 지난 2월부터 협상을 시작했다. 노조가 지역별 협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설정한 마스터 계약 기한(5월 17일)은 이미 지났다. 해럴드 대거트 ILA 회장은 현재 계약이 만료되기 전까지 새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앞서 언급했다.

ILA가 파업하면 2022~2023년 서부 항만 노조 파업으로 발생한 물류대란 사태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당시 파업으로 120억달러 이상 규모의 물동량 처리가 지연됐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