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스 칠리마 말라위 부통령 / AFP연합뉴스
살로스 칠리마 말라위 부통령 / AFP연합뉴스
아프리카 말라위의 살로스 칠리마(51) 부통령이 군용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칠리마 부통령과 동행한 9명도 모두 사망했다. 칠리마는 내년 대선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로 불과 일주일 전 한국·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기도 했다.

라자루스 차퀘라 말라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낮 국영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칠리마 부통령 등이 탄 군용기 추락 사고에서 생존자가 없었다"며 "끔찍한 비극으로 끝나 깊은 슬픔과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9시 17분께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서 칠리마 부통령을 포함해 총 10명을 태우고 이륙한 군용기가 북쪽으로 약 380㎞ 떨어진 음주주 국제공항에 45분 후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실종됐다. 군용기에는 승객 7명과 군 관계자 3명이 탑승했으며, 승객 중에는 샤닐 짐비리 전 영부인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랄프 카삼바라 전 말라위 법무장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당시 말라위 북부에서는 폭우가 내려 사고 군용기는 악천후로 시야 확보에 실패해 착륙하지 못했다. 조종사는 음주주 공항이 아닌 수도 릴롱궤로 돌아가라는 회항 지시를 받았지만 몇 분 만에 관제탑 레이더에서 사라졌고 교신도 끊어졌다. 마지막 교신 위치는 산림 보호 구역인 치칸가와 숲 인근 10km 반경로 추정됐다. 말라위 중앙정부와 지방 기관, 군인, 경찰 등 약 600명이 즉시 수색 및 구조 작업에 나섰고 약 18시간 뒤 시신과 군용기 잔해를 발견했다.

칠리마 부통령은 2014년 피터 무타리카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임명되며 정치인생을 시작했다. 2019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후 2020년 대통령 재선거에서 차퀘라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합류해 부통령직에 올랐다. 2022년 말 정부 계약에 영향을 행사하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지난 달 당국이 이를 무혐의 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그는 내년 말라위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던 인물이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었다. 이달 4일부터 5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한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기도 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