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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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지역에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이트가 있는데 배터리를 다룬 경험이 없어 반입과 보관에 어려움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A가 이같은 어려움을 토로하자 현장을 직접 찾아 최적의 창고에 배터리를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배터리는 제품 종류에 따라 에너지 용량, 창고 면적, 최대 보관 개수 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정성 및 사이클 검증에 대한 평가 장비와 방법이 상이해 평가 결과에 대한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고객사 B의 요청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가 고객사에 직접 방문해 배터리 관련 항목별 평가 방법에 대한 차이점을 도출했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세부 업무 사항을 일치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케즘(대중화전 일시적 수요침체)을 넘기위한 전략으로 '고객 니즈 충족'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 판매를 넘어 고객사의 어려움과 요청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장기적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현재의 성장 둔화 시기를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도 임직원들에게 “그 동안 우리 회사가 글로벌 선도 업체로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고객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고, 고객이 원하는 작은 이슈 하나까지 해결하려는 끈기와 집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가치’를 향한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고객의 불편이나 제안 사항에 등록할 수 있고, 등록된 고객 pain point와 개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사내시스템을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또한 주기적으로 고객설문조사를 진행해 품질, 가격, 납기, 기술, 대응력 등에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에는 ‘고삐 풀린날’이라는 행사도 개최했다. 고삐(pp) 풀린날은 ‘고’객의 ‘P’ain ‘P’oint가 풀리는 날을 의미하는 말로 온 임직원들이 참여해 고객가치 활동을 알아보는 시간이다. LG엔솔 관계자는 “단순히 고객의 불만, 불편함을 넘어 고객이 우리에게 바라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며 “Pain Point 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고객가치를 높여, 고객의 지속적인 신뢰를 쌓아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신설된 ‘고객가치실행력 자가점검 Survey’를 통해 혁신의 정도를 정량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고객감동실천 우수사례’ 포상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개최된 LG그룹 대표적인 고객가치 행사인 ‘LG Awards”에서 고객만족상을 수상한 B-Lifecare도 작년 대표적 수상 사례다.

또 올해 인터배터리 어워즈에서 종합 대상을 받은 미드니켈 ncm 100% 제품도 작년 우수 사례로 뽑혔던 케이스다. 이 외에도 고객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IRA 보조금 관련 규정을 공유해 세제 혜택 범위를 넓힌 사례 등이 포상을 받았다.

LG엔솔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B2B 최종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B2C에 비해 판매 단위가 크고 영업 사이클도 길어 고객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라며 “배터리 업체의 주요 고객인 전기차, IT기기 업종은 성장 속도가 가파르고 트렌드도 변화도 빨라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충족하는 일이 기업의 명운과 연결되는 만큼 고객가치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