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1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손흥민이 경기 후 중국 왕 다레이 골키퍼를 꼭 안아주고 있다. 사진=뉴스1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1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손흥민이 경기 후 중국 왕 다레이 골키퍼를 꼭 안아주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경기 패배 후 울고 있는 중국 골키퍼를 격려하는 장면이 포착돼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1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한국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결승 골로 1대0 승리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월드컵 2차 예선을 5승 1무로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3차 예선 톱 시드 확보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3차 예선은 세 조로 나눠 치르고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데, 6월 FIFA 랭킹 순위로 시드를 정하게 된다. 현재 아시아 국가의 FIFA 랭킹은 일본(18위)-이란(20위)-한국(23위)-호주(24위) 순이다. 3차 예선에서 난적 일본과 이란을 피할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리자 중국 골키퍼 왕달레이는 골대 앞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아쉬워하는 그를 동료 선수가 일으켜 세울 때, 손흥민이 다가와 왕달레이를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를 건넸다. 왕달레이도 손흥민의 등을 두들기며 화답했다.

손흥민은 이날 야유를 퍼붓는 중국 원정 팬을 향해 '3-0 세리머니'로 되받아쳤으나, 최선을 다한 상대에게는 존중을 표한 것이다.

5초간의 짧은 포옹은 한국은 물론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에는 "손흥민이 왕달레이를 껴안았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해당 영상이 확산했다.

왕달레이는 경기 후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확실히 이 악물고 했다"며 "모든 기회와 운명은 우리가 컨트롤하는 것이지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가 상대한 건 지금까지 가장 강한 한국팀"이라고 설명했다.

아쉬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저도 제 능력상 할 수 있는 것만 할 수밖에 없다"며 "너무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뷰 중간에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중국은 월드컵 예선 탈락 위기에서 간신히 살아난 상황이다. 태국이 싱가포르를 상대로 3대1 승리에 그치면서다. 중국은 태국과 승점과 득실 차, 다득점까지 동률을 이룬 뒤 승자승 원칙에 앞서며 3차 예선에 진출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