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3자뇌물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5번째 기소다. 이 대표가 받게 될 재판은 4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외국환 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로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기각된 지 9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북한 측이 요구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이 당시 대북제재로 불가능함에도 그 이행을 약속하고, 북한 측으로부터 지원 이행을 독촉받자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쌍방울그룹에 대납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19년 5월경 북한 측에 경기도지사의 방북 초청을 요청했다가 북측으로부터 의전비용을 요구받자 재차 쌍방울그룹에 대납을 요청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날 이화영 전 부지사를 제3자뇌물 혐의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미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 7일 1심에서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 선고는 내달 12일로 예정됐다.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 송금과 관련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지난해 9월 2차례 검찰소환 조사에 출석해 취재진에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이런 내용으로 범죄를 조작해보겠다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며 아무리 검찰이 지배하는 나라가 됐다고 해도 총칼로 사람을 고문해서 사건 조작하던 것을 이제 특수부 검사들을 동원해서 사건을 조작하는 걸로 바뀐 거밖에 더 있냐"고 비판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 들어 이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건 이번이 다섯번째다. 검찰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2021년 9월 이 대표를 불구속기소 했다. 지난해 3월에는 대장동 개발 비리·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같은 해 10월12일과 16일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겼다.

이번 기소로 이 대표는 총 4개(서울중앙지법 3개·수원지법 1개)의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