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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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상장지수증권(ETN)이 인공지능(AI) 열풍과 올여름 무더위에 따른 전력 수요 확대로 급등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 천연가스 선물 ETN(H)'은 최근 3개월간 34.7% 상승했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의 2배를 추종하는 '한투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은 같은 기간 76.9% 오르며 전체 ETN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신한 WTI 원유 선물 ETN(H)'은 최근 3개월 동안 3.5% 오르는 데 그쳤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초까지만 해도 역사상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최근 AI 수혜 테마로 묶이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AI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발전보다 당장 발전 효율이 좋은 천연가스가 핵심 에너지원으로 부각된 것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천연가스가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신규 전력 수요의 60%를 공급하고 나머지 40%를 신재생에너지가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여름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예상돼 천연가스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는 8월에는 라니냐(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 현상으로 허리케인이 빈번할 것으로 보여 에너지 공급난이 예상된다. 씨티그룹은 "극심한 더위, 허리케인으로 인한 미국 수출 차질, 남미의 가뭄 악화 등의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겹쳐 큰 위기가 온 상황)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천연가스 가격이 50~60% 급등할 수 있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