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꽃과 선은 무슨 의미일까. 그림을 마주하면서 우리가 본능적으로 던지는 질문이다. 원로 화가 김홍주는 담담하고 집요하게 말한다. “거기에 철학이나 메시지는 없다”고. 의미를 강요받는 시대, 아무것도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하는 김홍주의 50년 예술 여정을 따라가봤다. 김홍주(83) 화백은 꽃잎을 그리는 작가다. 세필로 점과 색을 쌓아올린 그의 그림은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사뭇 다르다. 작가가 세필 노동에 들인 시간이 길어서일까. 보는 이도 한참을 들여다보게 된다. ‘꽃의 화가’, ‘세필화가’로 알려진 그이지만, 사실 그의 젊은 시절은 실험미술에 가까웠다. 서울 대치동 S2A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홍주 개인전 <김홍주: 표면에 남다>에서는 17점의 작품을 통해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그림 세계가 한 눈에 펼쳐진다. 김홍주 화백의 그림이 전시될 때 가장 낯선 것이 하나 있다. 프레임이 없다. 작업할 때도 캔버스를 팽팽하게 지지해주는 스트레처(나무틀)를 거부하고 바탕 처리가 되지 않은 천 위에 직접 붓을 댄다. 고정되지 않은 캔버스
차갑게 식었던 극장가가 모처럼 달아올랐다. 연초 한국 영화 기대작 두 편이 박스오피스 상단을 차지하며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앞서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가 일찌감치 400만 고지에 오른 가운데 ‘휴민트’도 개봉 일주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뒤를 받치고 있다.19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설 명절 기간인 지난 14~18일 닷새간 267만5000여 명이 관람하며 연휴 박스오피스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연휴 티켓 매출만으로 손익분기점(260만)을 넘겼다. 개봉 15일째(4일 개봉)인 전날까지 누적 관객 417만 명을 동원하며 올해 첫 누적 4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됐다.‘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에 시장 전반이 미소 짓고 있다. 지난해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작인 ‘좀비딸’(563만 명·17일)보다 이른 시점에 400만 관객을 기록했단 점에서다. 사극 작품 중 첫 천만 영화인 ‘왕의 남자’(2005)가 400만 명을 동원했던 속도(17일)보다도 빠르다. 예매율 등을 고려하면 6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는 고무적인 관측이 나온다.지난 11일 개봉한 ‘휴민트’도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연휴 기간 98만여 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영화계에선 두 작품의 파급력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연휴 마지막 날인 전날 두 작품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은 약 83만 명으로 ‘히트맨2’, ‘검은 수녀들’이 39만 명을 모으는 데 그친 전년 같은 날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의 관객 동원력을 보였기 때문이다.두 작품이 ‘쌍끌이 흥행’으로 장기 침체 중인 영화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점에는
작가의 꿈 대신 지역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청년 패트릭 허치슨은 삶의 목표를 찾지 못하고 휘청인다. 피자와 함께 '심슨 가족'을 보면서 여생을 보내기로 합의한 줄로 알았던 친구 녀석들은 결혼해 자식을 낳고 퇴직연금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허치슨은 충동적으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오두막을 샀고, 허물어져 가던 인생을 다시 짓는다.허치슨이 숲속 낡은 오두막을 산 뒤 벌어진 일을 다룬 에세이 <내 작은 숲속 오두막>은 미국 출간 당시 'MZ판 월든'이라는 별명을 얻은 책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고전 <월든>을 통해 외딴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살며 얻은 깨달음을 전했듯, 허치슨의 낡은 오두막은 삶을 대하는 태도를 재설계하는 공간이다. 그는 7500달러(약 1100만원)에 사들인 3평짜리 오두막을 고치며 삶을 개척해나간다. 그는 퇴사 후 목수로 살고 있다.그냥 <월든>이 아니라 'MZ판'인 이유는 직장인의 현실적 비애, 이를 전복하는 유머에 있다. "새가 둥지를 짓듯" 얼기설기 지은 오두막을 덜컥 산 뒤 허치슨은 말한다. "심각하진 않지만 사소한 문제들이 있었다. 일단 나는 오두막을 수리하는 법을 몰랐다."친구들과 오두막을 관리하는 법을 익히고 산사태를 겪으며 허치슨은 노트북 앞에서는 느끼지 못한 감정, 몰입감과 효능감을 발굴한다. "삶을 이대로 그냥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면 어쩌지? 진흙에 빠진 것처럼 옴짝달싹 못하고, 거기서 벗어나려는 본능조차 잃을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오두막에서는 그런 감정에 맞설 수 있었다. 따분한 삶, 포기하는 삶, 발전 없이 제자리만 맴도는 삶에 저항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