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천강변 파크골프장 조성 두고 주민-동호인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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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침수' 우려하는 주민들…동호인들 "부지 마땅찮아 이해해달라"
"누군가 즐겁자고 다른 누군가 피해를 보면 안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
고령층을 중심으로 생활체육 스포츠의 하나인 '파크골프'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울산의 한 파크골프장 조성 공사를 두고 지역주민과 동호인 간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동호인들은 '드디어 연습할 공간이 생긴다'고 반기는 반면, 주민들은 소음과 주차 문제, 쓰레기로 인한 강변 침수 위험 문제 등을 우려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7시 울산 북구 명촌문화센터에 파크골프 동호인들과 한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 관계 공무원 등 40여 명이 모였다.
아파트 앞 강변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문제를 두고 열린 주민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북구가 지난해 9월부터 명촌동 동천강변 9천792㎡ 부지에 사업비 5억원을 들여 9홀 규모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공사를 추진 중인데, 주민들이 소음과 안전 등을 이유로 반대 민원을 제기하면서 공사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이날 토론회에 모인 주민들은 격앙된 모습이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파크골프를 치는 과정에서 발생할 소음이었다.
토론에 나선 아파트 주민 대표 A씨는 "우리 아파트는 인근 공장 근로자들이 주야간 교대를 하는 사람이 많아 낮에도 잠자는 사람이 많다"며 "불과 50m 거리에서 파크골프 공 치는 소리를 들으며 어떻게 잠을 자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크골프장 조성 부지가 상습 침수 구역이라는 점도 걱정거리였다.
동천강변은 지대가 낮아 매년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데, 폭우 시 파크골프 시설물이 떠내려오거나 물의 흐름을 막아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이 일대는 여름철 폭우 시 매년 1∼3번씩 침수가 발생하고, 기후 변화로 침수 횟수와 양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곳"이라며 "여기에 어떤 시설물을 설치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성 위치가 강변 산책로와 닿아 있어 산책 시 안전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엄마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아이와 자주 강변을 산책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파크골프를 많이 쳐서 공에 몇 번 맞을 뻔한 적이 있었다"며 "어르신들도 나가서 운동할 장소가 필요하니 이해는 하지만 집 바로 앞에 짓는다고 하니 청천벽력 같다"고 걱정했다.
동호인들은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다른 부지가 마땅치 않다며 주민들 이해를 구했다.
북구 파크골프 협회장 B씨는 "이미 인근 다른 부지에 파크골프장 조성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됐다"며 "협회가 책임지고 반드시 쓰레기를 모두 치우는 건 물론 폭우 때마다 시설물을 철수해 피해가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장 설치로 인한 집값 상승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B씨는 "파크골프 구장을 조성하고 잔디를 잘 가꿔 놓으면 아파트 마당처럼 사용될 수도 있다"며 "지어만 놓으면 동호인들이 잔디 관리를 다 할 텐데 주민들이 득과 실을 잘 판단하시고 조금만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동호인은 "고령화로 파크골프 인구가 늘어나니 장소를 좀 넓혀서 사용하자는 것"이라며 "젊으신 분들도 세월이 지나면 우리처럼 파크골프를 치러 올 것 아니냐"라고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천동 북구청장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조성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파크골프(Park Golf)는 공원(Park·파크)와 골프(Golf)의 합성어로, 공원 등 소규모 녹지공간에서 즐기는 골프를 말한다.
운동 강도가 격하지 않고 비교적 짧은 시간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파크골프장은 398곳에 달한다.
파크골프협회 회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4만2천여 명으로, 전년 같은 달(10만6천여 명) 대비 약 34% 증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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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을 중심으로 생활체육 스포츠의 하나인 '파크골프'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울산의 한 파크골프장 조성 공사를 두고 지역주민과 동호인 간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동호인들은 '드디어 연습할 공간이 생긴다'고 반기는 반면, 주민들은 소음과 주차 문제, 쓰레기로 인한 강변 침수 위험 문제 등을 우려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7시 울산 북구 명촌문화센터에 파크골프 동호인들과 한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 관계 공무원 등 40여 명이 모였다.
아파트 앞 강변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문제를 두고 열린 주민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북구가 지난해 9월부터 명촌동 동천강변 9천792㎡ 부지에 사업비 5억원을 들여 9홀 규모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공사를 추진 중인데, 주민들이 소음과 안전 등을 이유로 반대 민원을 제기하면서 공사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이날 토론회에 모인 주민들은 격앙된 모습이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파크골프를 치는 과정에서 발생할 소음이었다.
토론에 나선 아파트 주민 대표 A씨는 "우리 아파트는 인근 공장 근로자들이 주야간 교대를 하는 사람이 많아 낮에도 잠자는 사람이 많다"며 "불과 50m 거리에서 파크골프 공 치는 소리를 들으며 어떻게 잠을 자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크골프장 조성 부지가 상습 침수 구역이라는 점도 걱정거리였다.
동천강변은 지대가 낮아 매년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데, 폭우 시 파크골프 시설물이 떠내려오거나 물의 흐름을 막아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이 일대는 여름철 폭우 시 매년 1∼3번씩 침수가 발생하고, 기후 변화로 침수 횟수와 양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곳"이라며 "여기에 어떤 시설물을 설치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성 위치가 강변 산책로와 닿아 있어 산책 시 안전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엄마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아이와 자주 강변을 산책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파크골프를 많이 쳐서 공에 몇 번 맞을 뻔한 적이 있었다"며 "어르신들도 나가서 운동할 장소가 필요하니 이해는 하지만 집 바로 앞에 짓는다고 하니 청천벽력 같다"고 걱정했다.
동호인들은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다른 부지가 마땅치 않다며 주민들 이해를 구했다.
북구 파크골프 협회장 B씨는 "이미 인근 다른 부지에 파크골프장 조성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됐다"며 "협회가 책임지고 반드시 쓰레기를 모두 치우는 건 물론 폭우 때마다 시설물을 철수해 피해가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장 설치로 인한 집값 상승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B씨는 "파크골프 구장을 조성하고 잔디를 잘 가꿔 놓으면 아파트 마당처럼 사용될 수도 있다"며 "지어만 놓으면 동호인들이 잔디 관리를 다 할 텐데 주민들이 득과 실을 잘 판단하시고 조금만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동호인은 "고령화로 파크골프 인구가 늘어나니 장소를 좀 넓혀서 사용하자는 것"이라며 "젊으신 분들도 세월이 지나면 우리처럼 파크골프를 치러 올 것 아니냐"라고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천동 북구청장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조성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파크골프(Park Golf)는 공원(Park·파크)와 골프(Golf)의 합성어로, 공원 등 소규모 녹지공간에서 즐기는 골프를 말한다.
운동 강도가 격하지 않고 비교적 짧은 시간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파크골프장은 398곳에 달한다.
파크골프협회 회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4만2천여 명으로, 전년 같은 달(10만6천여 명) 대비 약 34% 증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