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고립되는 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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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정부를 상대로 의대 증원 반대 투쟁에 나섰던 의사 집단은 사실상 법원 판단으로 내년도 증원이 확정되자 이제는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의 가시적 조치’라는 모호한 구호를 걸고 집단 휴진에 나서는 모습이다. 분명한 목표도, 명분도 없는 분풀이식 투쟁이다. 그 바람에 환자, 병원, 노조뿐만 아니라 초기 정부의 일방통행을 비판하던 시민단체들도 모두 등을 돌리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불법 진료 거부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 (정부는) 불법 행동 가담자에게 선처 없이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시작된 의료 파행이 오늘로 115일째를 맞는다. 일반 국민과 환자는 물론이고 의사들도 이번 사태가 이렇게까지 장기화할 줄 몰랐을 것이다. 정부가 2000명 증원에서 한발 물러섰을 때, 내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됐을 때 해법을 찾아갈 수 있으려니 했지만 오히려 사태는 악화일로다. 고립무원 탓인지 의사들은 더 과격해지고 있다. “정부, 국민은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을 끝까지 관철하려는 태세다. 하지만 이제 이길 수도 없지만, 승리한다 한들 국민의 실망과 불신은 되돌릴 길이 없다. 시간이 갈수록 기득권 집단의 몽니만 부각될 뿐이다. 의사들은 지고도 이길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를 날려 보내면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있다.
김정태 논설위원 in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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