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이 유압기기 제조회사 모트롤을 인수한다. 모트롤은 두산그룹이 2020년 12월 재무위기 상황에서 팔았던 ‘알짜회사’다.

'4년前 가족' 다시 품은 두산밥캣
두산밥캣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중장비용 유압부품 전문기업 모트롤의 지분 100%를 246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모트롤은 건설 장비를 비롯한 중장비의 핵심 부품인 유압기기를 제조하는 회사다. 경남 창원과 중국 장쑤성에서 건설장비용 유압모터와 펌프, 메인 컨트롤 밸브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로 건설장비 등을 구동하는 E-드라이브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모트롤은 두산그룹이 과거 ‘울며 겨자 먹기’로 정리한 기업이다. 2020년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그룹은 체질 개선을 위해 두산솔루스,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를 매각했다. 모트롤도 이 중 하나였다.

사모펀드 운용사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와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구성한 컨소시엄이 모트롤 지분 전체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소시어스PE-웰투시 컨소시엄은 모트롤 내 유압기기 부문은 남겨두고, 방산부문은 따로 떼내 ‘MNC솔루션’으로 분할했다. 컨소시엄은 모트롤은 매각, MNC솔루션은 상장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과 사모펀드 양측은 이르면 이번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두산밥캣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오는 9월께 모트롤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와 안정적인 핵심 부품 수급이 가능해졌다”며 “건설기기 품질 향상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밥캣 실적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건설장비 컨설팅업체 옐로테이블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지난해 글로벌 건설장비 업체 매출 ‘톱10’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2% 오른 9조75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9.7% 상승한 1조3899억원에 달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