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최진석 특파원
사진 : 최진석 특파원
아이폰 등 하드웨어 생태계에 인공지능(AI)을 대거 탑재한 애플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등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장중 한 때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1월 12일 이후 5개월 만이다. 다만, 장 후반 상승폭이 감소하며 다시 MS에 1위 자리를 내줬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2.86% 오른 213.07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에 이어 역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애플의 주가는 장중 220.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장 마감 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애플은 전날 7.26% 급등 마감한 데 이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가총액이 3조2672억 달러로 불어났다. MS 주가는 이날 1.94% 오른 441.06달러에 마감해 시총 3조2781억달러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애플 주가 상승의 동력은 AI였다. 애플은 전날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에서 새로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했다. 생성 AI를 애플의 아이폰 iOS 등 운영체제에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메시지, 이미지 생성은 물론 음성비서 ‘시리’를 챗봇으로 업그레이드해 ‘퍼스널 비서’ 역할을 하도록 했다.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외면했던 통화 중 녹음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단순 녹음이 아니라 대화 내용을 파악해 요약도 해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행사 당일 주식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업데이트 내용은 많았지만, 업계를 놀라게 할 혁신은 없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며 전장 대비 1.9% 하락한 193.12달러로 마감했다. 다음 날 분위기는 바뀌었다. 지난 11일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7.26% 오른 207.1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처음으로 200달러를 넘어섰다. 이어 12일에도 상승세를 거듭하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월가에서는 애플의 AI 기능 탑재가 아이폰 등 기기의 판매를 촉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AI로 인해 한층 탄탄하고 강력해진 애플 생태계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쉽고 편리한 AI 기능들로 인해 아이폰 슈퍼사이클 형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eh “새로운 기능이 AI를 이용할 수 있는 ‘인텔리폰’(인텔리전스+아이폰)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멜리우스리서치의 벤 라이츠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매출이 최대 2년간 20% 성장할 수 있다는 슈퍼사이클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