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개헌과 관계 없이 외국인 투자 보호 존중 필요"
시장불안에도 대통령 "사법개혁 진행돼야"…당선인 "경제는 견고"
멕시코 '판사직선제 개헌' 우려 지속…"親여당 법관 포진할 것"
오는 10월 출범하는 멕시코 차기 정부의 '판사 직선제' 개헌 추진 가능성을 놓고 '집권당 견제 세력 상실'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페소화 가치 하락세와 장기채 금리 상승 등 시장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멕시코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은 '사법 개혁'에 대해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금융 시장의 불안감 때문에 부패가 지배하는 사법부의 개혁 추진을 번복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이라며 "차기 정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대법관과 판사는 국민에 의해 선출되고 유지될 것"이라며 "법관이 일을 잘한다면 국민들은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사 직선제는 현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밀어붙이다 의회 반대로 좌초한 대표적 구상이다.

이 정책은 판사 정원 축소 및 급여 조정 등과도 연관돼 있다.

현지에서는 좌파 성향 집권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에 대한 높은 지지세 속에 판사 직선제가 시행된다면, 사법부가 현 여당 친화적 법관으로 차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상·하원 모두 여당 연합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상황에서 사법부마저 '친(親)여당' 양상을 보일 경우 입법·행정부를 견제할 사실상 유일한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멕시코 '판사직선제 개헌' 우려 지속…"親여당 법관 포진할 것"
멕시코 우파 야당인 제도혁명당(PRI)의 알레한드로 모레노 카르데나스 당 대표(하원 의원)는 전날 상·하원의원들에게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다수결의 위험에 맞서기 위해 사법부를 수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자들이 숨을 죽인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도 강세를 유지하던 멕시코 페소화 환율은 이날도 상승(평가절하) 마감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페소화 환율은 지난 2일 선거 이후 10%가량 올랐다.

만기일이 2034년 11월 23일인 10년 장기 국채 수익률은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장기 채권 금리는 재정적자 속에 차기 정부에서 복지 강화와 각종 국책 사업 등 추진 과정에서 채권 이자 비용 충당 등을 이유로 장기채를 계속 발행할 이슈가 있다는 예상이 커질 경우 올라갈 수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기자회견에서 시장 달래기에 안간힘을 썼다.

그는 "멕시코 경제는 견고하다"며 "지금은 일시적인 특별한 순간이며 곧 (정상) 조정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멕시코에서 개헌을 진행하더라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근거한 외국인 투자 보호 조항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니콜스 미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는 최근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멕시코는 주권 국가로서, 법적 체계 변화를 위한 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우리는 사법 투명성이 국내외 모든 투자자, 특히 미국과 캐나다 투자자에게 필수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는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