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민경 기자
사진=신민경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13일 증시에서 크게 오르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증권가도 향후 전망을 낙관하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2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000원(2.61%) 뛴 7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삼성전자 '쌍끌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오전 10시 기준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2346억원어치, 기관은 212억원어치 각각 순매수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모두 1위다.

이는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3.55%)와 브로드컴(2.36%), 마이크론(4.21%), ARM(8.11%) 등 반도체주가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기업 모음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2.9% 상승했다.

증권가의 전망도 주가를 끌어올린 요소다. 이날 삼성증권은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로 투자심리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을 냈다. 단기간 크게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주가 상승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3e(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가 예정된 기한 내로 엔비디아 인증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며 "예정된 기한이라면 8단 제품은 이달까지고, 12단 제품은 올 3분기 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격차가 늘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HBM3e 전력 소비가 경쟁사 대비 높다는 점을 지적하지만, 이는 소프트웨어(SW) 호환성이나 발열로 사용이 어려웠던 HBM3의 문제와는 다르다"고 부연했다. 엔비디아 인증이 진행되면 샘플은 매출로 인식되기 시작하는데, 삼성전자의 8단은 현재 그 정도 수준에 와있다는 게 황 연구원의 평가다.

황 연구원은 "12단의 경우 메모리 3사 모두 6월경 내부 인증 후 8~9월께 엔비디아 인증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먼저 납품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미리 12단을 목표로 준비해 온 것과 후공정에서 첨단열압착 비전도성 접착필름(TC-NCF)의 특징이 부각되는 점을 감안했다.

그는 "HBM3e 8단의 경우와 12단의 경우 모두 올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납품할 물량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변화의 시작은 작은 부분부터 발생하고, 주식은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지난해 시장을 보면 HBM 출시 시점의 격차로 엔비디아가 특정 업체와 시장 독점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올해 HBM 시장을 보면 신제품 출시 시점은 거의 비슷하다"고 했다.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서 올해는 HBM 본 궤도에 진입하는 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와 내년 모두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과잉 가능성이 적고, 메모리 제조사에 우호적인 환경 지속되는 만큼 현재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의 상방은 어느 때보다 열려있다"며 "1분기 HBM에서 경쟁우위에 있는 SK하이닉스와 규모에서 우월한 삼성전자의 메모리 실적이 2조5000억원 수준에서 같아졌다면, 2분기에 삼성전자가 소폭 앞서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