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집값이 12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추가 상승을 우려한 내 집 마련 수요가 이어지면서 강남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나오던 신고가 거래가 외곽으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 주(10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0.1% 뛰면서 전주 0.09%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 집값은 12주 연속 상승세다. 25개 자치구가 모두 상승한 가운데 가장 상승 폭이 큰 곳은 성동구로 나타났다.

성동구는 행당·왕십리·옥수동 주요 단지 위주로 0.26% 오르면서 4주 연속 상승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초구가 반포·잠원·서초동 대단지 위주로 0.21% 올라 뒤를 이었고 광진구도 구의·광장동 구축 위주로 0.15% 뛰었다. 이어 동대문·서대문·마포·강남구도 주요 단지 위주로 0.14%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셋값이 오르면서 집값 하락 우려가 줄어들고 있다"며 "선호 지역·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유지돼 상승 거래와 호가 상향이 반복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치솟은 전셋값과 오름세를 보이는 집값이 내 집 마련 수요를 이끄는 셈이다.

그 결과 강남 등 주요 지역 위주였던 신고가 거래가 외곽 지역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은평구 응암동 'e편한세상백련산' 전용면적 84㎡는 지난 9일 8억7500만원(11층)에 팔려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직전 거래인 지난 3월 7억4000만원(13층)에 비해 1억3500만원 뛰었다. 인근 '힐스테이트녹번역' 전용 59㎡도 지난 3일 9억8000만원(10층)에 거래됐는데, 올해 초 9억2400만원(6층)에서 5000만원 이상 올랐다.
사진=한국부동산원
사진=한국부동산원
진관동 '은평뉴타운상림12단지롯데캐슬' 전용면적 101㎡는 지난 3일 10억7000만원(10층)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2020년 12월 10억4000만원(11층)에 매매된 이후 3년 넘게 거래가 없었다. 올해 4월 10억4800만원(7층)에 거래가 재개되며 신고가를 썼는데, 두 달 만에 갈아치웠다.

일선 부동산 업계에서는 집값이 뛰는 이유로 전셋값 상승과 함께 신생아 특례 대출을 꼽는다. 응암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전셋값이 계속 오르다 보니 올해 들어서는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매수자가 많이 늘었다"며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을 기준으로 전셋값에서 2억원 정도만 더 쓰면 매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개사는 "9억원 이하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가능하다 보니 이를 활용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며 "집값이 9억원을 약간 넘어서는 경우에는 웃돈을 줄 테니 다운계약서를 쓰자는 매수자도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때 최저 1%대 금리로 5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제도다. 꼼수를 써서라도 내 집을 장만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서울 전셋값도 0.12% 오르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은평구로, 응암동 등을 중심으로 0.25% 뛰었다. 이어 용산구(0.19%), 성동구(0.18%), 성북구(0.17%)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부동산원은 "신축·역세권 등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갱신계약 증가하면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했다"며 "전세를 찾는 대기수요가 꾸준해 구축에서도 저가 매물이 소진되는 등 전셋값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