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마존, 메타, 퀄컴 등 미국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를 잇달아 만나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의 첨단 분야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삼성전자가 이들 기업과 AI 반도체를 공동 개발한 뒤 이 칩을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 생산하는 모델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12일(현지시간)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12일(현지시간)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앤디 재시(아마존), 마크 저커버그(메타), 크리스티아노 아몬(퀄컴) 등 빅테크 CEO를 만나 AI 반도체 개발과 관련한 공동 연구개발(R&D) 등 ‘윈윈’ 전략을 논의했다. 자사 AI 서비스에 특화한 반도체 개발에 나선 아마존과 메타에 반도체 개발 노하우와 생산시설을 갖춘 삼성전자는 최적의 파트너로 꼽힌다. 퀄컴은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일부 칩 생산을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에 맡기는 핵심 거래처다.

이 회장은 2주간의 미국 출장을 통해 최근 삼성전자 안팎에서 불거진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 구상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출장 중 임직원에게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연 ‘파운드리 포럼’에서 “‘AI 칩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고객사에 납품하는 기간을 20% 줄이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메모리 사업을 하지 않는 파운드리 전문기업인 대만 TSMC와 달리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다 하는 ‘삼성만의 강점’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미여서다.

황정수 기자/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