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전세' 폐지는 불가능"…전문가 '깜짝 발언' 이유가 [이송렬의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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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유 경기대 창의공과대학 도시교통공학·전공 교수 인터뷰
"'전세 폐지론' 어불성설…보완하면 충분히 제 기능"
"전세권 등기 설정·보증금 상한제 등 통해 개선"
"전셋값 상승, 집값 자극…강남3구 인근 주목"
"'전세 폐지론' 어불성설…보완하면 충분히 제 기능"
"전세권 등기 설정·보증금 상한제 등 통해 개선"
"전셋값 상승, 집값 자극…강남3구 인근 주목"

김진유 경기대 창의공과대학 도시교통공학·전공 교수(사진·53)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장한 '전세 폐지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 장관은 취임 이후 전세 폐지를 줄곧 얘기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전세는 은행에 주는 월세"라고 꼬집었고 지난달엔 "우리나라에선 수명이 다했다"고도 말했다. 얼마 전엔 "없어져야 할 제도"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전세 폐지론이 대두된 가장 큰 이유는 전세 사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전세권 설정 등기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세권 설정 등기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전세 세입자라는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다. 후순위 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을 우선 변제받는다.
김 교수는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전세 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전세권 설정 등기를 의무화하면 누구든 등기부를 통해 해당 주택의 과거 전세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사기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를 악용한 무자본 갭투자를 막는 방법도 제시했다. 전세 보증금을 매매가의 70% 이하로 규제하는 '전세 보증금 상한제'다. '전세 보증금 에스크로 이체'도 전세 보완책으로 내놨다.
그는 "전세가율 70%를 적용해 보증금을 규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월세로 전환하는 식으로 계약하게 하면 최소 30%만큼은 여유가 생겨 깡통전세를 막을 수 있다"며 "집주인도 최소 30%는 자기자본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무자본 갭투자를 막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전세 계약을 맺을 때 보증금을 입주 시점까지 제3기관에 예치했다가 계약 시 약속한 사항들이 이행된 것이 확인되면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이체하는 것이 바로 에스크로 제도"라면서 "이 역시 전세 제도의 약점을 보충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유 교수는 "비아파트 전세 사기의 여파로 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가세했다"며 "빌라 등과 가격대가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 전세에 수요가 몰리자 가격이 뛰었고, 이보다 높은 가격대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전반적으로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임대차 3법 역시 원활한 공급을 저해하는 요소"라면서 "원래라면 2년에 한 번씩 시장에 전세 물건이 풀려야 하지만 전세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계약 기간이 4년(2+2년)으로 늘어난 탓에 전세 물건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김진유 교수는 "△공급이 장기적으로 이뤄질 것 △금리가 가파르게 내릴 것 △서울의 전세 수요나 매매 수요가 다른 곳으로 분산될 것 등의 요소가 충족돼야 서울 전셋값이 하락할 텐데 현 상황에선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며 "전셋값이 오를 일만 남았다. 이는 집값도 밀어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집값 상승이 가장 가파르게 오를 곳은 강남 3구 등 최상급지겠지만 전셋값 상승으로 인해 집값이 오르는 곳을 꼽자면 강남 3구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의 집값이 반응할 것으로 본다"며 "수도권으로 확대한다면 광교신도시, 위례신도시, 삼송 등 서울과 가까우면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서 '전세' 폐지는 불가능"…전문가 '깜짝 발언' 이유가 [이송렬의 우주인]](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0283023.1.jpg)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