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루저' 모인 G7"…'나만 잘나가' 멜로니 외 죄다 '레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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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마크롱·숄츠·수낵·기시다·트뤼도 '정치적 생존' 위기
伊총리만 유럽의회 선거 약진에 영향력 확대…G7 리더십 '흔들'
"자국 내 입지 약화·트럼프 집권 가능성에 G7 분열될 수도"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두고 '레임덕(권력누수) 정상회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제외한 6개국 정상이 모두 선거 참패나 지지율 하락으로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의 자국 내 입지 약화는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중국 경제 견제 등 난제를 다루는 이번 G7 회의 결과뿐만 아니라 향후 G7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G7 정상회의가 개막한 1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멜로니를 제외한 모든 지도자가 포위되거나 공세에 시달리거나 위험에 처한 채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는데, 이는 서방 전역에 요동치는 정치적 동요를 대변하는 불길한 징조"라고 논평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도 "유권자에게 처벌받고 여론조사에서 (인기가) 급락한 G7 지도자들이 '레임덕 정상회의'로 묘사되는 행사를 위해 이탈리아로 모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6∼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등으로 G7 유럽 지도자들은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이 속한 르네상스당이 극우 국민연합 (RN)에 참패하면서 정치생명이 위기에 몰리자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선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도 극우의 부상을 막지 못하고 굴욕을 당했다.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는 보수당이 14년 만에 정권을 노동당에 내주고 자신도 총리에서 물러날 것이 확실시되는 총선을 3주 앞두고 있다.
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협의회(ECFR) 로마사무소 부국장인 테레사 코라텔라는 "탄탄한 유럽 블록이 있었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G7을 잊어야 한다.
이번에는 대륙의 뼈가 부러졌고 (주변의) 원조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정상들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힘든 대선을 치러야 한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집권 자유당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고,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로 곤욕을 치러 올 가을 실각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G7 정상들이 현재 처한 상황을 비꼬면서 "'월드 루저들'(World losers)이 모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수세에서 벗어나 있는 정상은 이탈리아의 멜로니 총리가 유일하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강경 우파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이날 G7 정상회의장 밖에서는 셀카를 찍으며 영향력 확대를 만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주제인 낙태권 축소와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의제로 올렸고, 정상회의 합의문에서 낙태 권리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라고 마크롱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G7 지도자들이 당면한 국내 정치 상황은 이번 G7 논의는 물론이고 서방의 분열을 가져와 향후 G7 결속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수낵 총리는 정부 교체가 예상됨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이나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관련된 주요 공약에 서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은 자국 내 극우 약진으로 인해 선택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극우 정당은 자유무역에는 적대적이지만 중국에는 우호적인 경향이 있고, 러시아에 대한 가혹한 제재도 덜 지지하는 경향이 있어 자국 내 정치 기반이 약화한 상황에서 결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미국은 유럽이 중국의 전기자동차나 배터리, 반도체 수출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에 대한 2차 제재에도 동의하길 기대하고 있지만, 연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가능성 때문에 유럽이 주저할 가능성도 있다.
ECFR의 수석 연구원인 아가트 드마레는 "유럽인은 트럼프가 바이든이 약속한 것은 무엇이든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유럽 지도자의 약화한 입지를 고려하면 "그들이 합의에 서명하더라도 의회 승인을 못 받을 위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무역이나 러시아 제재 등에서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가자전쟁 휴전을 중재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해서는 G7 정상들의 의견이 일치한다고 외교관들은 전했다.
G7은 정상회의 첫날 러시아 동결 자산으로 우크라이나에 500억달러(약 68조5천억원)를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연합뉴스
伊총리만 유럽의회 선거 약진에 영향력 확대…G7 리더십 '흔들'
"자국 내 입지 약화·트럼프 집권 가능성에 G7 분열될 수도"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두고 '레임덕(권력누수) 정상회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제외한 6개국 정상이 모두 선거 참패나 지지율 하락으로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의 자국 내 입지 약화는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중국 경제 견제 등 난제를 다루는 이번 G7 회의 결과뿐만 아니라 향후 G7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G7 정상회의가 개막한 1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멜로니를 제외한 모든 지도자가 포위되거나 공세에 시달리거나 위험에 처한 채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는데, 이는 서방 전역에 요동치는 정치적 동요를 대변하는 불길한 징조"라고 논평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도 "유권자에게 처벌받고 여론조사에서 (인기가) 급락한 G7 지도자들이 '레임덕 정상회의'로 묘사되는 행사를 위해 이탈리아로 모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6∼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등으로 G7 유럽 지도자들은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이 속한 르네상스당이 극우 국민연합 (RN)에 참패하면서 정치생명이 위기에 몰리자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선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도 극우의 부상을 막지 못하고 굴욕을 당했다.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는 보수당이 14년 만에 정권을 노동당에 내주고 자신도 총리에서 물러날 것이 확실시되는 총선을 3주 앞두고 있다.
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협의회(ECFR) 로마사무소 부국장인 테레사 코라텔라는 "탄탄한 유럽 블록이 있었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G7을 잊어야 한다.
이번에는 대륙의 뼈가 부러졌고 (주변의) 원조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정상들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힘든 대선을 치러야 한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집권 자유당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고,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로 곤욕을 치러 올 가을 실각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G7 정상들이 현재 처한 상황을 비꼬면서 "'월드 루저들'(World losers)이 모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수세에서 벗어나 있는 정상은 이탈리아의 멜로니 총리가 유일하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강경 우파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이날 G7 정상회의장 밖에서는 셀카를 찍으며 영향력 확대를 만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주제인 낙태권 축소와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의제로 올렸고, 정상회의 합의문에서 낙태 권리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라고 마크롱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G7 지도자들이 당면한 국내 정치 상황은 이번 G7 논의는 물론이고 서방의 분열을 가져와 향후 G7 결속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수낵 총리는 정부 교체가 예상됨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이나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관련된 주요 공약에 서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은 자국 내 극우 약진으로 인해 선택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극우 정당은 자유무역에는 적대적이지만 중국에는 우호적인 경향이 있고, 러시아에 대한 가혹한 제재도 덜 지지하는 경향이 있어 자국 내 정치 기반이 약화한 상황에서 결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미국은 유럽이 중국의 전기자동차나 배터리, 반도체 수출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에 대한 2차 제재에도 동의하길 기대하고 있지만, 연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가능성 때문에 유럽이 주저할 가능성도 있다.
ECFR의 수석 연구원인 아가트 드마레는 "유럽인은 트럼프가 바이든이 약속한 것은 무엇이든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유럽 지도자의 약화한 입지를 고려하면 "그들이 합의에 서명하더라도 의회 승인을 못 받을 위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무역이나 러시아 제재 등에서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가자전쟁 휴전을 중재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해서는 G7 정상들의 의견이 일치한다고 외교관들은 전했다.
G7은 정상회의 첫날 러시아 동결 자산으로 우크라이나에 500억달러(약 68조5천억원)를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