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재즈페스티벌 2024' /사진=프라이빗커브 제공
'서울재즈페스티벌 2024' /사진=프라이빗커브 제공
"멀리 나가지 않아도 쉽게 휴가온 기분을 느낄 수 있잖아요."

최근 '서울재즈페스티벌 2024'를 다녀온 20대 A씨는 '날도 더운데 왜 야외 페스티벌을 택했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햇볕이 뜨겁긴 했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음악을 듣고 맥주도 한잔하니 휴가지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한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공연형 피서' 열풍이 시작됐다. 여름은 대표적인 야외 페스티벌 대목으로 꼽힌다. 날은 무덥지만 시원한 의상에 크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젊은 층들에게 해방감을 주고 있다. 여기에 물을 활용한 '흠뻑쇼', '워터밤' 등의 특화형 공연까지 자리 잡으면서 여름은 그야말로 축제의 계절이 됐다.

특히 올해는 공연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졌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대중음악 공연 티켓 판매액은 631억2925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6억6325만원가량 증가했다. 인디, 알앤비, 보컬리스트 위주로 편성됐던 봄 페스티벌이 지나고 이제는 더 격렬하고 폭발적인 에너지의 대규모 공연이 몰려온다.

15~16일 과천 서울랜드에서는 아시아 대표 EDM 축제인 '2024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이 열린다. 첫 내한 공연을 갖는 에릭 프리즈(Eric prydz)를 필두로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 알록(Alok), 카슈미르(Kshmr), 모르텐(Morten) 등이 출연한다.

같은 날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는 '위버스콘 페스티벌'이 개최되는데 이 행사 역시 야외 무대인 위버스 파크를 마련했다. 아이돌 그룹 보이넥스트도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저스트비, 빌리, 엔하이픈을 비롯해 권은비, 십센치, 츄, 김준수, 김재중 등 다양한 K팝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29~30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88호수수변무대 등에서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잔나비, 카더가든, 데이브레이크, 루시, 너드커넥션 등 총 26팀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가수 싸이의 브랜드 공연 '흠뻑쇼'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수 싸이의 브랜드 공연 '흠뻑쇼'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물을 뿌리며 즐기고 노는 공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워터밤'은 내달 5~7일 킨텍스 야외 글로벌 스테이지에서 개최된다. '워터밤 여신'으로 화제가 됐던 권은비를 비롯해 이영지, 청하, 나연, 화사, 박재범, 지코 등이 무대에 오른다.

매년 매진 기록을 쓰고 있는 싸이의 '흠뻑쇼'도 티켓 오픈을 시작했다. 오는 29일 원주에서 포문을 열어 광주, 대구, 과천, 대전, 속초, 부산, 인천, 수원까지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8월 2~4일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통해서는 뜨거운 '락 스피릿'을 느껴볼 수 있을 전망이다. QWER, 실리카겔 등 핫한 밴드부터 글랜체크, 데이식스, 터치드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헤드라이너로는 그래미 어워즈 12관왕을 수상한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잭 화이트,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하드코어 펑크 밴드 턴스타일, 대한민국 밴드 대표주자 잔나비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한 페스티벌 관계자는 "억눌렸던 공연 소비 욕구가 엔데믹과 함께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고,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고려해 아티스트 라인업도 다양하게 공격적으로 꾸려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