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교육혁신, 사라지는 연수원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자사 성장과 인재 양성의 상징인 크로톤빌 연수원을 매각한다고 2022년 말 발표했다. 올해 들어서는 보잉이 미주리주 플로리선트 연수원을 처분했고, 3M도 미네소타주의 파크래피즈 연수원을 매각할 예정이다. 연수원 교육이 비용과 효용성에서 지금의 비즈니스 트렌드와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낸 게 원인이다.

개인이 각자 필요로 하는 다양한 경력 개발이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었기에, 집체교육은 조직에서도 구성원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게 됐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소멸하면서 조직 내 구성원의 성장과 채용에서 팀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회사의 인재상에 따라 신입을 뽑는 공채보다 각 업무에 특화한 ‘일잘러’ 인재를 팀 단위로 수시 채용하는 게 대세가 됐다.

조직의 인재상이 바뀐 이유는 구성원이 조직에 대해 갖는 인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평생직장 개념이 점차 엷어지며 이직 부담이 줄었다. 그러면 조직은 구성원의 마음을 사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미래의 조직은 구성원이 근무 경험을 통해 역량을 키우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조직 내 배우는 시기, 적응하는 시기 그리고 가르치는 시기별로 경험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비로소 구성원이 일에 몰입하고 일을 통해서 성장하는 커리어 루트를 밟을 수 있다.

미국 인재개발협회(ATD)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슈나이더일렉트릭은 근속률 조사를 통해 주요 퇴사 이유가 커리어 발전 기회 부족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내부인재시장(ITM·internal talent marketplace) 제도를 도입했다. 구성원에게 어떤 업무를 맡을지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는 이 제도는 도입 2개월 만에 구성원 이용률 60%를 기록했다. 이용자의 80% 이상이 동료에게 ITM을 추천하겠다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네이션와이드 모기지뱅크는 뛰어난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새로운 직책과 업무를 만들 준비를 마쳤다.

앞으로도 많은 핵심 인재가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현재의 조직을 떠나려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 리더가 직원의 경력을 더욱 날카롭고 뾰족하게 할 수 있는 ‘역량 계획’을 제시해 줘야만 인재를 잡아둘 수 있다. 이제 값비싼 연수원 교육이 일상의 업무와 직결되지 않는 시대다. 리더는 관성에서 벗어나 조직에서 필요로 하지 않아 사라지는 기술, 대체 가능한 기술, 새로 필요해질 기술 등을 확인하고 상황에 맞는 전략을 정교하게 세워야 한다.

교육의 투자수익률(ROI)을 두고 많은 사람이 고심한다. 업무 성과에 윤활유가 될 수 있는 교육이라면 좋은 선택이다. 구성원 업무의 정의, 기여하는 점이 명확해 업무 밀도가 높은 일상이 어설픈 이벤트성 자기계발비 지원보다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