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은 숭고한 행위…젊은 층 참여 확대는 과제"
“요즘 헌혈에 참여하는 10대, 20대가 크게 줄어 걱정입니다.”

헌혈의집 서울 신촌센터의 최윤정 간호사(사진)는 ‘세계헌혈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우려했다. 국제적십자사연맹 등 4개 국제기구는 ABO 혈액형을 발견한 카를 란트슈타이너 박사의 탄생일인 6월 14일을 헌혈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최 간호사는 2000년 대한적십자사 중앙혈액원에 입사해 20년 넘게 전국 헌혈센터에서 채혈을 담당해온 베테랑이다. 그는 “개인 헌혈이 크게 줄어 걱정”이라고 했다. 이날 센터는 헌혈의 날을 맞아 헌혈자에게 기존 기념품인 영화 티켓에 장우산을 더해 지급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3시께 센터 안의 20여 명 중 15명은 서울 공덕동에 있는 한 출판사 직원들이 단체 헌혈을 위해 찾았고, 개인 헌혈자는 5명가량에 불과했다. 그는 “헌혈의 날을 맞아 모처럼 많은 인원이 센터를 찾은 편”이라고 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헌혈 건수는 254만 건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268만 건)보다 5.2% 감소했다. 2021년 242만 건으로 쪼그라들었다가 회복되는 추세다.

헌혈의집을 통한 헌혈 건수에서 10~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80%에 달했지만, 최근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2019년 정부가 개인 헌혈을 대입 봉사활동 실적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2021년 입학 고교생부터 헌혈자가 가파르게 줄고 있다.

최 간호사는 “젊은 세대의 헌혈을 유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털어놨다. 영화 티켓이나 문화상품권 1+1 지급 등 대가성 기념품의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 그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혈액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헌혈은 무엇보다 가치 있는 활동이라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